[사설] 협치엔 등 돌리고 짬짜미로 잇속만 챙긴 여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해 그제 자정에 국회를 통과한 개정 정당법을 놓고 ‘지구당 부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의원 지역구의 당원협의회가 사무소 한 곳을 운영할 수 있게 하는 신법이 2004년 폐지된 지구당의 폐해를 되살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거대 양당은 “지구당 부활이 아니다”고 한목소리를 내지만, 국민 정서는 안중에 없는 무책임한 태도다.
정치권이 22년 전 지구당을 없앤 것은 권력 실세와 현역 의원 중심의 사당(私黨)화, 고비용 정치를 막기 위해서였다. 국회의원 지역구와 자치구 등에 당원협의회는 두되 사무소는 두지 못하게 타협책을 마련했다. 10년 전 헌법재판소도 “정당 민주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무소 설치를 허용할 경우 과거 지구당 제도 폐해를 그대로 재연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합헌 결정을 했다. 헌재의 판단과 국민의 상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거대 양당이 그에 역행하는 법을 만들면서 제대로 된 공청회 한 번 열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다. 원외 위원장들에게 최소한의 활동 공간이 필요하다는 현실론을 하소연하고 싶었다면 불법 자금 차단 등의 대안을 제시해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했다. 그런 노력을 하는 대신 양당은 시한을 4개월 넘긴 선거구 획정 등을 처리하면서 끼워넣기 하듯 법안을 통과시켰다. 약세 지역 당선을 노리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소수 정당은 “양당 중심의 정치 체제가 고착화되고 ‘돈 정치’가 심화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짬짜미’를 하니 지난 17일 오후에 합의된 법안은 12시간도 되지 않아 본회의를 통과했다.
광역의회 비례대표 비율을 현행 10%에서 14%로 상향한 공직선거법 개정도 민주당(15%)과 국민의힘(13%) 주장을 절충한 결과다. 소수 정당의 광역의회 진출 기회를 마련한다는 명분은 양당 기득권 강화로 변질됐다. 세금 30억원이 추가 투입되는데도 제대로 된 설명은 없었다. 국가 근간과 민생을 흔드는 사법 3법 등에선 등 돌리던 양당이 잇속 챙기기엔 게 눈 감추듯 하니 국민은 허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식이니 기득권을 내려놓는 데서 출발해야 할 정치개혁은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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