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소부장 기업 성공비결은 ‘원팀 협력’

이광수 2026. 2. 2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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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낙수효과 나눠 세계적 기업으로
국내 기업은 아직 ‘원팀’ 거리 멀어
반도체·소부장 함께 하는 육성 필요
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5일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글로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모였다. 전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가 개최한 ‘공급망 생태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TSMC는 이 자리에서 첨단 공정과 패키징 기술 등을 지원한 소부장 기업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일본 반도체 테스트 장비 기업 어드반테스트(Advantest)와 대만 CMP(반도체 웨이퍼 표면 평탄화 공정) 장비 기업 올링테크(All Ring Tech) 등 30개 기업엔 표창장을 전달했다.

TSMC는 협력사와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해 ‘원팀’ 체제로 움직인다. 매년 포럼을 통해 협력사를 무대 위로 불러세우는 TSMC의 전략은 그 체제를 공고히 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TSMC의 대표적인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힌다.


대만 소부장 기업들은 TSMC 성장의 낙수효과를 받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만 ASE테크놀로지는 TSMC와 협력하면서 첨단 패키징 역량을 축적해 반도체 후공정(OSAT) 분야 세계 1위 기업이 됐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세계 1위 대만 미디어텍도 TSMC와 협력하며 성장했다.


국내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TC본더 세계 1위 기업인 한미반도체가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각각 갈등을 빚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TSMC가 구축한 원팀과는 거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성장세 온기도 제대로 퍼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22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관련장비 상장사인 원익IPS 등은 2024년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증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상당수 기업은 여전히 적자가 지속하거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의 흐름을 보였다<표 참조>. HBM이 현재 날개 달린 듯 팔리고 있지만 정작 HBM 제작을 위한 소부장은 TC본더 등을 제외하면 해외 의존도가 높아서다.

반도체 대기업의 성장 낙수효과를 대만처럼 자국 기업이 누리는 게 아니라 일본 등 외국 기업이 가져가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대기업 입장에선 당장 안정적인 소부장을 공급받아야 하므로 경쟁 우위에 있는 외국 기업에 주문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국내 소부장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잖다. AI 산업이 앞으로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정부와 대기업이 힘을 합쳐 국내 소부장 기업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당장 HBM 수요가 높은 만큼 관련 소부장 기업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국내 소부장 기업을 육성해 공급망이 안정화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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