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린 알프스 빙하…스위스·이탈리아 국경도 바꿨다

박선영 2024. 10. 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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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올해로 넘어오는 겨울 스위스 알프스에 많은 눈이 내렸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급격한 빙하 유실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며 알프스 빙하 2.5%가 녹아 사라지며 지형이 바뀌어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국경 일부 조정까지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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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8월 알프스 빙하 2.5% 녹아내리며 지형 바뀌어
지난 9월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알프스의 빙하 호수에 떠 있는 얼음의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해 말부터 올해로 넘어오는 겨울 스위스 알프스에 많은 눈이 내렸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급격한 빙하 유실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며 알프스 빙하 2.5%가 녹아 사라지며 지형이 바뀌어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국경 일부 조정까지 앞두고 있다.

2일(현지시간) BBC, A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과학원(SCNAT)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 겨울철에 최근 몇 년간 기록에 비춰 상대적으로 많은 눈이 내렸지만 알프스 빙하는 올해 평균 이상의 속도로 녹아내렸다”고 밝혔다.

SCNAT는 올해 7월에서 8월 사이 알프스 빙하의 2.5%가 녹아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사라진 빙하는 부피로 따지면 1.2㎦로, 이는 스위스 베른주에 있는 15㎞ 길이 빌 호수의 수량과 맞먹는다.

스위스 알프스 산맥에서 녹아내린 빙하가 호수를 이룬 모습. AFP연합뉴스


앞서 스위스는 2022∼2023년 겨울철에 급감했던 알프스 강설량이 2023~2024년 겨울엔 다시 늘어나 빙하 유실 속도가 늦춰질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SCNAT의 진단 결과 빙하 유실 속도는 줄지 않았고 올 여름 오히려 빨라졌다. SCNAT는 “지난 8월은 관측 시작 이래로 가장 큰 빙하 손실이 기록된 달”이라며 “기후변화의 결과로 빙하설(氷河舌)의 후퇴와 붕괴는 계속 줄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린 원인으로는 여름철 알프스 기온이 내려가지 않은 점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날아온 먼지가 알프스 눈 표면에 쌓인 점이 지목됐다.

고산지대에 쌓인 눈은 태양광을 반사해 빙하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데, 먼지로 눈이 덮이면서 태양광을 잘 반사하지 못해 빙하가 녹아내렸다는 것이다.

지난 9월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알프스 산맥에서 작업자들이 빙하에 단열 천을 덮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알프스의 빙하가 대거 사라지면서 스위스와 이탈리아가 맞닿은 국경도 달라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스위스-이탈리아 국경의 많은 부분은 빙하 능선이나 지속적인 눈이 내리는 지역이 차지하고 있어 빙하가 녹으면 경계에도 변화가 발생한다.

스위스 발레주와 이탈리아 발레다오스타주 사이의 산봉우리 테테 그히스 등 양국 국경이 지나는 일부 고산 지대에서는 지난해 5월 양국 공동위원회 결정에 따라 국경이 수백m 이내에서 조정됐다.

지난달 스위스가 변경 사항에 최종 서명한 데 이어 이탈리아까지 서명을 마치면 국경 조정안은 확정된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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