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가 17명의 자식을 낳았다니... 다산만큼 작품도 많이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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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들어 '작은도서관'에 가을 분위기가 물씬하다.
자식이 많다 보니 더욱 작품활동에 매진했다는 바흐 이야기에 참았던 웃음보가 터졌다.
바흐 작품 중 <토카타와 푸가>의 시작 부분 멜로디는 '띠로리'로 들리는데 이는 당황하거나 좌절할 때 내는 소리로 국립국어원 우리말 샘에 오른 우리말이라는 것이 경이로웠다.
바흐는 BMV, 슈베르트는 D, 하이든은 Hob, 리스트는 S 등으로 작품번호를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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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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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쩌다 클래식>은 클래식 입문자를 위한 안내서로 마흔 다섯곡의 클래식을 해설과 함께 QR코드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
| ⓒ 이혁진 |
가을 맞아 북큐레이터가 추천한 도서 <어쩌다 클래식>
그간 클래식은 막연한 동경의 대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예전에는 팝과 경음악을 주로 들었다. 대학 시절에는 아마추어 통기타 가수로 노래했다. 기타를 손에서 놓은 지 수 십 년, 가끔 추억의 포크송과 팝송들을 접하면 그 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세월이 한참 지나도 클래식은 인연이 닿지 않았다. 라디오나 TV에서 클래식 채널이 나오면 다른 곳으로 돌리기 바빴다. 클래식을 모르고 관심도 없었던 것이다.
<어쩌다 클래식>(2022년 출간)을 접한 이후 클래식이 건성으로 들리지 않았다. 멜로디와 선율에 귀가 쫑긋해지기 시작했다. 클래식 제목도 모르고 들었던 때와 달리 작곡가, 형식, 작품번호까지 눈여겨보는 습관이 생겨 클래식에 점점 빠져들었다.
책은 클래식 음악가들의 인생 역정을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다. 화려한 음악 뒤에 파란만장한 서사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나 같은 클래식 입문자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다.
그중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흐가 17명의 자식을 두었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첫째 부인으로부터 4명, 재혼한 부인으로부터 13명의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다. 자식이 많다 보니 더욱 작품활동에 매진했다는 바흐 이야기에 참았던 웃음보가 터졌다.
바흐 작품 중 <토카타와 푸가>의 시작 부분 멜로디는 '띠로리'로 들리는데 이는 당황하거나 좌절할 때 내는 소리로 국립국어원 우리말 샘에 오른 우리말이라는 것이 경이로웠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음악을 다시 들으니 바흐가 더욱 친근했다.
모차르트의 음악 인생도 눈길 끄는 대목이다. 볼프강 모차르트는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의 지나친 간섭으로 '부자지간'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갈등으로 모차르트는 가난과 고통에 시달렸는데 이때 아버지 같은 '정신적 멘토'를 만나면서 음악 일생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그 주인공이 모차르트보다 24살 많은 하이든이다. 하이든은 모차르트를 자신보다 위대한 음악가로 인정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모차르트는 하이든을 '아버지'라고 불렀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음악성공에는 친아버지보다 더 의지한 하이든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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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 음악 감상을 위해 작은 스피커를 최근 구입했다. |
| ⓒ 이혁진 |
클래식의 복잡한 제목과 작품번호에 대한 상식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그간 op가 유일한 작품번호로 여겼는데 이와 다른 작품번호 표현이 많았다.
Beethoven Symphony No9 D minor op.125에서 op는 'opus'의 약자로 작품번호를 의미하는데 모차르트는 작품번호를 K.550처럼 표기하고 있다. 모차르트 작품을 연대순으로 정리한 오스트리아 음악학자 쾨헬(Köchel)의 이름을 딴 것이다. 바흐는 BMV, 슈베르트는 D, 하이든은 Hob, 리스트는 S 등으로 작품번호를 붙이고 있다.
다소 두꺼운 책을 재미있게 읽은 것은 만화 덕분이다. 두 저자가 만화처럼 대화 형식으로 전개해 전달하는 정보들이 머리에 쏙쏙 박히는 듯했다.
또한 이 책의 묘미는 마흔 다섯 곡의 클래식을 휴대폰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QR코드를 제공한 점이다. 대부분 귀에 익숙한 것들인데 그간 제목과 작곡자도 모르고 있었다. 몇 번을 재생해 들으면서 조금씩 곡들이 귀에 익숙해졌다.
나이 들면서 취향도 바뀌는 것 같다. 정말 책 제목처럼 '어쩌다' 클래식이 가까이 온 것이다. 저자는 "클래식을 고상한 취미같이 대하지 말고 생활 속에서 느끼는 대로 마음껏 즐기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며칠 전 공대출신이면서도 대학시절 클래식에 심취해 평생 클래식을 즐기는 선배가 내 취향 변화를 두고 깜짝 놀라며 환영했다.
"왕년의 통기타 가수가 음악을 개종했다."
요즘 새벽에 듣는 클래식 음악이 일상이 되다시피 됐다. 클래식이 심드렁한 마음의 온도를 따뜻하게 한다. 아내도 내 취향이 바뀐 것을 은근히 반기고 있다. 근무하는 작은도서관에 배경음악으로 익숙한 클래식이 흐르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클래식 감상과 이해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깊어가는 가을 클래식에 흠뻑 빠져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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