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최대 접전 美 대선 카운트다운…1%의 싸움에 달렸다

11월 5일 미국 대선이 26일(현지시간) 기준 1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사진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함께 편집한 모습. 연합뉴스

11월 5일 미국 대선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마지막 ‘1%의 싸움’이 불붙었다. 전국 여론조사 지지도뿐 아니라 선거 승패를 좌우할 7대 경합주에서는 1%포인트 이내의 초박빙 싸움이 진행 중이다. 양당 지지층이 선거 막판 결집하면서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2%에 불과하다. 미국 현대사에서 최대 접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가 선거일을 9일 앞둔 27일(현지시간) 종합한 전국 여론조사 평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49%,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를 기록했다. NYT와 시에나대가 대선 전 마지막으로 실시한 25일 조사까지 반영한 수치다. 마지막 조사에서는 해리스와 트럼프가 각각 48%로 동률을 기록했다.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같은 조사에서 해리스가 50%, 트럼프가 47%로 격차가 3%포인트까지 벌어졌으나 트럼프가 최근 맹렬히 추격하면서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해리스는 지난 8월 7일 트럼프에게 47% 대 46%로 첫 역전한 이후 한 번도 우위를 내주지 않았지만, 선거를 목전에 두고 지지율이 ‘크로스’ 위기까지 왔다. 25일 공개된 CNN의 선거일 전 투표 의향층 대상 마지막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7%를 기록해 동률이었다.

경합주 싸움도 동률 또는 1% 내 피 말리는 싸움이다. NYT 조사에서 해리스는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 여론조사 평균에서 49%를 기록해, 48%를 기록한 트럼프에 1%포인트 앞섰다. 해리스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도 각각 49%로 48%를 얻은 트럼프를 1%포인트 앞섰다. 반면 트럼프는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에서 각각 49%를 얻어, 해리스(각각 48%)를 1%포인트 앞섰다. 네바다에서는 48%대 48%로 동률이었다.

미국 대선은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면 대선에서 승리한다. CNN 추산으로 현재까지 해리스는 현재 226명, 트럼프는 219명을 확보한 상태다. 나머지 7대 경합주 93명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해리스는 쇠락한 산업단지(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인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19명), 미시간(15명), 위스콘신(10명)에서 승리하면 총 44명을 추가로 얻으면 정확히 과반인 270명을 충족할 수 있다. 오랫 동안 민주당 지지 기반이었으나 경합주로 바뀐 러스트벨트를 다시 ‘블루월(민주당 지지 기반)로 복원하는 것이 가장 쉽고 확실한 대선 승리 지름길이다. 해리스는 필라델피아, 디트로이트, 밀워키 등 경합주 대도시에서 흑인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승리 공식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이는 선벨트(남부 지역)에서 모두 승리하고, 러스트벨트 중 1곳에서 이기면 넉넉히 승리할 수 있다. 트럼프는 러스트벨트 중 농촌과 소도시에서 지지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승리의 키다.

양당 지지층은 똘똘 뭉친 상태다. CNN 조사에서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고 답한 투표 의향 유권자는 2%에 불과했다. 투표 전 마음이 바뀔 수 있다는 유권자도 9%에 그쳤다.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경합주에서 1%포인트 내외의 초접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극소수 부동층 2%를 두고 마지막 사활을 건 경쟁을 해야 하는 셈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해리스와 트럼프 어느 쪽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가운데, 현대 역사상 가장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던 대통령 선거가 마지막 열광의 날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며 “이미 수천만 명의 조기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이제 선거 승패는 각 캠프가 지지층을 결집하고 아직 누구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못한 극소수의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선거전은 막판 공포 마케팅과 네거티브로 흘러가고 있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여성의 권리를 위협한다는 기존 메시지에 더해 ‘파시스트’를 언급하며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미국 민주주의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연일 내놓고 있다. 트럼프 역시 “미국이 쓰레기통이 됐다”며 유권자들의 불법 이민에 대한 공포를 부각하고 있다. 낙태권 등이 선거 쟁점으로 작용하면서 기존 대선보다 남녀 성 대결 구도가 두드러진 것도 이번 대선의 특징 중 하나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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