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 '김건희 황제 관람' 관계자들, 공연 후 승진
[임병도 기자]
▲ 작년 10월 31일 KTV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원, 얼쑤! 신명나는 우리 소리' 녹화 현장의 모습. 꽃장식이 된 테이블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앉아 있다. |
ⓒ JTBC 방송화면 갈무리 |
7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 황제관람' 의혹이 본격적으로 다뤄졌습니다.
청중은 없었지만 VIP 행사? 절차 어긴 KTV
문체부와 KTV는 해당 공연은 무관중이며 별도 청중이나 행사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7일 열린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장소 사용 절차에 문제가 있었고, 공문에서 VIP 행사였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훈령에 나온 '청와대 관람 등에 관한 규정' 제11조를 보면 청와대를 사용하려는 자는 장소 사용일 20일 전까지 허가신청서를 단장(문화재청 청와대 국민개방추진단장)에게 제출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나 KTV는 행사 5일 전에 문체부에 공문을 보냈고 여기에 참석자로 '대통령 부부'가 기재돼 있었습니다.
강 의원은 KTV가 절차를 어겼는데도 문체부가 승인을 해줬고, 공문 내용을 보면 행사 중간에 김 여사가 격려차 방문했다는 해명도 거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장철혁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7 |
ⓒ 연합뉴스 |
문체부의 해명자료를 보면 "대통령 영부인·정부 관계자가 국악인 격려 위해 방송제작 현장 방문한 게 무엇이 문제인가?"라며 "JTBC의 허위 사실 보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오경 민주당 의원은 "문체부에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보도자료를 냈는데 유 장관 지시냐"라고 물었고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오히려 유 장관은 "KTV가 해명자료를 내야지 왜 문체부가 냈느냐고 지적했다"면서 문체부의 해명자료가 주무 장관의 의도와 다르게 배포됐음을 시사했습니다.
해당 행사에 참석했던 황성운 문체부 기획조정실장, 유병채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은 당시 전·현직 용산 대통령실 문화체육관광비서관이었습니다.
임오경 의원은 해명 자료를 낸 유병채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에게 "김 여사 행동대장을 하면 다 승진해서 가더라. 그렇게 승진이 하고 싶었냐. 용산 갔다가 계속 용산에 있지 왜 문체부에 와서 여기 공무원 자리 차지하고 들어왔냐"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김건희 황제관람' 자리에 참석한 KTV와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승진 관련 내용 (자료: 이기헌 의원실 PPT 자료) |
ⓒ 국회방송 갈무리 |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이날 참석했던 하종대 당시 KTV 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경기 부천병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받았고, 최재혁 당시 KTV 방송기획관은 행사 다음 달에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으로, 당시 정용석 대통령실 문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행사 이후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습니다.
이기헌 의원은 "(김건희 여사 황제 관람) 이 문제는 혈세 8600만 원을 들여 KTV 임원들이 향후 정치적 진출을 위해 김 여사에게 황제 관람을 행사한 비리 사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문체부와 KTV의 해명을 보고 있자면, 기시감이 든다"면서 2023년 7월,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리투아니아 순방 당시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이 의원은 "김건희 여사는 순방 도중 명품숍 5곳에 들러 명품쇼핑을 했다는 의혹이 있었다"면서 "용산 대통령실은 '행사를 마치고 지나가던 길에 매장 측의 권유가 있어 들렀을 뿐, 물건을 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김건희 여사의 황제 관람에 대한 문체부·KTV의 변명도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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