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가려 받아요"...불친절·배짱 영업 울릉도, 정말 바뀌었을까?
불친절 끝판왕으로 소문난 울릉도의 놀라운 근황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아나운서 김대호의 울릉도 여행이 화제가 되었는데요. 11년 만에 로망의 섬 울릉도를 찾은 김대호가 야영장에서 텐트를 치고 풀 코스 먹방을 펼치는 모습은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독도 새우회, 오징어 순대 등 다양한 먹거리가 넘쳐나는 매력에 '울릉도 여행'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비싼 물가와 불친절 논란이 제기되며 여행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식당에서 1, 2인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보도와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는데요. 과연 사실일지 울릉도의 근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배로 3시간' 울릉도 여행의 뜨거운 인기
아름다운 바다와 깎아지른 암벽 절경을 자랑하는 울릉도는 누구나 한 번은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꼽힙니다. 지난해 울릉도 관광객은 9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는데요. 울릉군청에 따르면, 2022년 울릉도 입도객은 전년대비 70% 증가한 46만 1,375명을 기록했습니다.
성장의 배경에는 전천후 여객선이 있는데요. 2021년 9월 취항한 대형크루즈 뉴씨다오펄호(포항-울릉, 정원 1,200명)를 시작으로, 현재 후포-울릉 항로에도 울릉썬플라워크루즈호(정원 628명)가 운항 중입니다. 결항이나 멀미 걱정이 없어 포항이나 울진까지 장거리 이동을 감수하고 여객선 승선을 선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는데요.
특히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김대호가 탄 울릉도 크루즈는 배 위에서 부추전과 막걸리, 노래방까지 즐길 수 있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8월부터 포항-울릉 항로를 약 2시간50분만에 오가는 대형 초고속 여객선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가 투입되고, 2025년 울릉공항 개항도 앞두고 있어 접근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배짱영업' 울릉도 식당, 직접 가보니
하지만 최근 혼자 식사하는 손님을 거부하는 식당들에 비싸고 열악한 시설, 불친절까지. 울릉도를 찾는 광광객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보도되며 이목이 쏠렸는데요.
지난 7월 10일 MBC뉴스는 혼밥이 어려운 울릉도 식당 상황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유튜브 채널 ‘슈파tv’에서 ‘불친절 끝판왕 울릉도식당’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는데요. 해당 영상은 유튜버가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갔으나 한 명이라는 이유로 사장으로부터 퇴짜를 맞는 모습을 담았고, 현재 조회수 600만 회를 넘는 등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에 MBC 취재진은 올해 상황을 보기 위해 울릉도 중심지인 도동항에 있는 식당에 방문했고, 그 결과 7곳 중 3곳이 1인 손님을 거부했습니다. 심지어 두 명도 받지 않는 식당도 있었으며 문을 열자마자 퇴짜를 맞은 곳도 있었습니다.
해당 식당 주인은 "한 명은 안 된다. 기본 4인상을 받아야 한다"라며 손님을 거부했습니다. 자리를 모두 채울 수 있는 단체 관광객만 받고 있는 것이었는데요.
이로 인한 불만은 울릉군 홈페이지 참여 광장 자유게시판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고객 서비스를 외면한 바가지 배짱 영업이다"라는 반응이 많았는데요.
한 여행객은 “손님을 골라 받는 식당이 있네요. 외국인들이 이런 상황을 겪었다면 과연 울릉도를 가보라고 선전을 할까요?”라며 상인과 싸움까지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여행객은 “이게 정말 합당한 가격인지 궁금해서 글을 올립니다"라며 "쌍화차 12잔을 시켰는데 10만 9천 원이 나왔는데 바가지요금 아니냐”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이 외에도 “관광객들을 무시한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군 차원에서 친절 캠페인이라도 벌였으면 한다”, “최소한의 서비스도 모르면서 장사를 하는 주인아주머니”, “울릉도 식당들은 왜 이렇게 불친절한가요? 바가지요금, 카드 거부 너무하네요” 등의 불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울릉도 식당 주인들 "억울하다"
이처럼 울릉도 식당의 인식 개선과 서비스 질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우려가 지속되는 한편 이로인해 울릉도 식당의 이미지가 나빠졌다며 ‘식당 폄하’를 주장하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울릉도에서 태어나 저동에서 식당을 하는 A씨는 "수십 년 식당을 하고 있지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식당을 폄하하는 인터뷰가 방송을 타면서 이미지가 나빠지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업주인 B 씨는 "울릉도 식당은 물론 관광 이미지도 크게 헤쳐 울릉도 전체가 큰 손실이다"라며 흥분했는데요.
이들은 관광객이 집중되는 울릉읍 도동리 도동항 주변 대형식당은 어쩔수 없지만 저동지역은 대부분 혼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해명에도 ‘혼밥 불가’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씌워진 울릉도에 악재가 겹치고 있으며 네티즌들의 의견대립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변화하고 있는 울릉도 근황
전문가들은 현재 울릉도의 상황을 늘어나는 관광객을 수용하기에는 인프라가 부족해 발생하는 '오버투어리즘' 문제라고 진단했는데요. 실제로 울릉도에는 하루 평균 4천 명 안팎의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음식점은 290여 곳 뿐이었습니다.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음식점 규모를 늘리거나 새로 창업을 할수도 없는 상황이라 하는데요. 시급을 올리고 숙식을 제공해도 섬에 들어오려는 사람은 거의 없어 성수기 때 문을 닫는 식당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는 호텔과 민박 같은 숙박업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숙박업소 280여 곳이 운영되고 있지만, 수용 규모는 7천5백 명 정도로, 성수기에 8천 명 정도가 방문하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입니다. 이마저도 비수기와 성수기 가격이 달라 관광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죠.
논란이 커지자 울릉군과 상인들이 곧바로 개선책을 내놨습니다. '1인 식사 메뉴'를 표시하고, '친절 매뉴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로 한 것인데요. 1인 식사 제공에 대해 친절하게 응대하고,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 충분한 설명을 통해 식사 거부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해 줄 것을 교육했습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울릉군의 음식점 식사거부로 인한 이미지를 지울 수 있도록 친절한 응대와 공중위생 서비스 환경이 제공되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민간감시원의 전문성 등 역량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오는 2025년 울릉도 공항이 완공되면 관광객 100만 명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늘어날 관광객들의 규모에 맞게 인프라 정비와 인식 개선이 되어 울릉도가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