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난데스 이어 문동주까지, 한화 선발진 '줄부상'에 근심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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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16일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패한 뒤 한화 선수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 |
| ⓒ 연합뉴스 |
한화는 2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3대3 대승을 거뒀다. 최근 3연패와 삼성전 5연패를 끊어낸 값진 승리였다.
한화는 선발 문동주가 1회말 15구만에 돌연 어깨에 불편함을 느끼며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내려오게 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예상치 못한 악재 속에 경기 흐름이 급격히 기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화 마운드는 이후 권민규, 정우주, 이민우, 조동욱, 박상원, 윤산흠, 주현상, 원종혁까지 총 8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친 끝에 삼성 타선을 8.1이닝 동안 9피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선방했다.
여기에 한화 타선이 15안타 3홈런 13득점으로 폭발했다. 노시환(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이진영(6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허인서(3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등이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 승리에도 불구하고 선발투수들의 연이은 부상악재로 한화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한화는 시즌 개막과 동시에 외국인 2선발 오웬 화이트가 햄스트링 파열, 5선발 자원으로 예상됐던 엄상백이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화이트의 대체선수로 영입된 잭 쿠싱은 본래 선발로 기용될 예정이었지만, 마무리 김서현이 극심한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게 되면서 갑작스럽게 임시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됐다.
지난 1일 경기에서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5회 62구 만에 투구를 중단했다. 여기에 하루만에 문동주까지 다치면서 한화는 선발진 구성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에르난데스는 이번 시즌 7경기에서 33.1이닝 3승 2패 자책점 4.86을 기록중이다.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으로 조기 퇴출설까지 거론되었으나, 날씨가 풀리면서 지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로 기대했던 에이스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1일 삼성전에서도 강판 전까지는 5이닝 2피안타 5삼진 무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에르난데스는 검진 결과 팔꿈치 염증진단을 받고 1군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다행히 부상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아도 선발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고 휴식을 취한뒤 복귀할 전망이다. 이로서 한화는 1선발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여 한숨을 돌리게 됐다.
문동주는 이번 시즌 6경기에 출전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5.18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24경기에 출전해 11승 5패 평균자책점 4.02로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부진한 성적이다.
문동주는 올해초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될 예정이었으나, 어깨 부상으로 차출이 불발된바 있다. 데뷔 이후 압도적인 강속구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부상으로 규정이닝을 한번도 소화하지 못했을만큼 아쉬운 내구성은 약점으로 곱힌다.
만일 외국인 투수 2명에 이어, 문동주마저 정밀검진 결과 상태가 좋지않아 자리를 비우게 된다면 한화 마운드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현재 한화 선발진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있는 투수는 대만 출신 아시아쿼터 왕옌청(6경기 2승 2패 2.45)과 베테랑 류현진(5경기 2승 2패 자책점 3.60) 정도다. 하지만 왕옌청은 프로 1군무대를 소화하는 것이 올해가 처음이고, 류현진은 노장이라 관리가 필요하다.
한화 투수진에서 선발로 활용할수 있는 선수는 황준서(6경기 2패, 자책점 6.57), 박준영(10경기 자책점 4.50), 강건우(5경기 자책점 4.50)등 있다. 혹은 잭 쿠싱이나 정우주를 선발로 돌리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보직을 너무 자주 바꾸는 것은 투수의 어깨에 많은 부담을 줄수 있기에 신중해야한다.
더 큰 문제는 현재 한화 불펜의 사정도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다. 한화는 현재 필승조와 추격조의 확실한 구분없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여러 투수들이 번갈아가며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2년차에 불과한 정우주(자책점 6.75, 5홀드)는 최근 이틀 연속 연투를 비롯하여 벌써 18경기에 등판하면서, 리그 최다등판 공동 1위이자 한화 투수중 최다 등판을 기록했다. 김종수-박상원-조동욱(이상 15경기) 등도 점수차나 리드 여부와 상관없이 마운드 차출이 잦다.
한화의 팀평균자책점은 5.23으로 리그 최하위다.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3.55)를 기록했을 때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2025시즌에는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문동주,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진과, 김범수-박상원-김서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의 체계가 탄탄하게 잡혀있었지만, 올해는 이들중 다수가 이미 팀을 떠나거나 부상-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올시즌에는 선발진에 작년의 폰세-와이스같은 확실한 이닝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불펜진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수밖에 없다. 한화에게는 올시즌 아직 115경기가 더 남아있고, 이날처럼 타선에 매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대하거나 불펜 총력전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다.
또한 정우주와 황준서처럼 장기적으로 육성해야할 유망주들이, 확실한 보직없이 추격조나 대체선발같은 땜질식 마운드 운용에 자꾸 소모되는 것은, 팀의 미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발에서 불펜까지 악재가 끊이지않고 있는 한화가 향후 마운드 재정비에 대하여 과연 어떤 해답을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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