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칸에 가는 연상호의 고민 "저도 극장에 가야 긴 영화 보게 되더라"
[이선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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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상호 감독. 2023년 1월 12일에 열린 영화 <정이> 제작보고회 당시. |
| ⓒ 이정민 |
연상호 감독과 칸영화제 인연은 오래됐다. 그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2012년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받은 이후, <부산행>(2016)과 <반도>(2020)가 칸영화제 공식 부문에서 상영됐다. 이중 <반도>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관객 앞에서 상영되진 못했다. 온라인으로 주요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연상호 감독 입장에선 10년 만에 프랑스를 찾는 셈이다. <군체>는 집단의식을 공유하며 진화하는 좀비와 그에 맞서는 인간의 사투를 그린 액션 영화로 배우 전지현, 고수, 지창욱, 구교환 등이 출연한다.
연상호 감독은 15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장르영화 팬들이 대거 몰리는 부문이다. 그런 무대에서 제 영화를 소개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라며 "<부산행> 때는 잘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 칸영화제가 가기 힘든 곳이라는 걸 실감했다"고 운을 뗐다. 수상 경쟁이 이뤄지는 경쟁 부문을 내심 기대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경쟁 부문이 얼마나 큰 부담을 주는 무대인지 알기 때문에, 오히려 훨씬 좋다"고 답했다.
칸영화제를 비롯해 베니스, 베를린 등 주요 국제영화제는 자신들이 주목해 온 감독들을 꾸준히 초청하는 경향이 있다. 나홍진 감독 또한 장편 데뷔작 <추격자>가 2008년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상영됐고, <황해>가 2011년 주목할만한 시선에, <곡성>이 2016년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이번 <호프>까지 포함하면 나홍진 감독의 모든 장편 영화가 칸영화제 무대에 올랐다. 홍상수 감독도 <강원도의 힘>(1998)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2편의 영화로 칸영화제 공식 및 비공식 부문을 찾았다. 박찬욱 감독, 이창동 감독 또한 칸영화제의 단골손님이다.
연상호 감독은 이번에 함께 칸영화제를 찾는 한국 영화인들과의 인연도 언급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 그리고 경쟁 부문에 진출한 나홍진 감독과 10년 전에도 칸을 찾았기 때문.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을 들고 갔을 당시,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로, 나홍진 감독은 <곡성>으로 각각 관객과 만났다.
연상호 감독은 "우연찮게 10년이 지나 다시 그분들을 거기서 만날 수 있다는 게 신기한 인연인 것 같다"며 "이번 감독주간에 초청된 <도라>의 제작자가 공교롭게 이동하 대표(<부산행> 제작자)다. 이렇게 인연이 이어지는 것도 좋은 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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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9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영화 <군체>의 공식 포스터. 칸영화제는 오는 5월 12일 개막이다. |
| ⓒ 쇼박스 |
<군체>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배우 전지현이 11년 만에 영화로 복귀하는 작품이어서다. <암살>(2015) 이후 드라마 작품으로 활동해 온 전지현은 <군체>에서 생명공학자이자 생존자들의 지도자 권세정을 연기했다. 복귀작으로 국제영화제 무대에 감독과 함께 서는 일은 배우에게도 남다르게 다가올 법하다. 연상호 감독은 "아무래도 기뻐하시기도 했는데 동시에 오랜만에 극장에 작품이 걸린다는 것에 부담감도 많이 갖고 계셨다"며 말을 이었다.
"이 영화를 찍을 당시만 해도 국내 극장가는 위기 국면이었다. 한창 어려울 때 작업을 시작해서 (전지현 배우를 비롯) 다들 그런 걱정들이 있었다. 지금은 그보단 나은 분위기라 다행이다. 아시다시피 제가 <실낙원>이란 영화도 준비했잖나. 한국 영화들이 해외에 소개되는 게 중요한 시점 같다. <군체>는 칸에서 상영되고, <실낙원>도 그에 맞는 좋은 영화제에서 소개되어 해외에서도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이번 칸영화제는 한국 영화와 함께 일본 영화의 꾸준한 약진이 돋보인다. 한국 영화가 4년 만에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과 달리, 일본 영화는 최근 5년간 공동제작이든 자국 영화든 꾸준히 공식 부문에 이름을 올려왔다. 특히 올해엔 경쟁 부문에만 세 편이 초청됐다. 올해 칸영화제 경향성과 한국 영화의 향방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저도 그게 좀 궁금하다. 아무래도 칸영화제가 일본 영화를 선정하는 기준과 한국 영화를 선정하는 기준이 좀 달라 보인다. 한국 영화는 좀 더 장르영화 중심으로, 일본 영화는 예술영화 중심으로 선택하는 것 같다. 저도 앞으로 어떤 영화들을 해나가야 하는지 늘 고민이다. 최근까지 OTT 플랫폼 작품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결국 극장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가 오고 있지 않나 싶다. 저도 평소 쇼츠를 많이 보곤 했는데 어느 순간 긴 영화를 집에서 못 보겠더라. 의식적으로 극장에 가야지만 긴 영화를 보게 되더라. 쇼츠의 시대라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극장의 필요성도 더 또렷해지는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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