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에서 강렬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박명훈.

연극 무대에서 17년을 버틴 시간, 그리고 1년에 100만 원도 벌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배우 박명훈의 시작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합니다.
대학로에서 무대를 붙잡고 살았지만, 고정 수입이 없어 포스터를 붙이며 생활을 이어가던 날들이 길었습니다.

JTBC ‘한끼줍쇼’에서 그는 그때를 회상하며 “무대도 잘 못 서고, 그럴 때였죠”라며 웃어 보였지만, 그 안엔 버텨낸 시간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습니다.
2001년 뮤지컬 ‘소시민의 칠거지악’을 시작으로 ‘명성황후’, ‘지하철 1호선’ 등 수많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지만, 대중들이 그를 알아본 건 2019년 영화 ‘기생충’이었는데요.

지하실에 숨어 사는 남자 오근세 역으로 스크린에 등장한 그는 한순간에 세계 영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죠.
황금종려상 수상작의 주역으로 미국 배우조합상(SAG), 백상예술대상 등 국내외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는데요.

그 후 그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올빼미’, ‘노량: 죽음의 바다’와 같은 굵직한 영화부터 ‘사랑의 불시착’,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등 화제의 드라마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종이의 집’ 속 조폐국 국장 조영민으로 보여준 탐욕스럽고 지질한 악역은 박명훈만의 개성을 극대화하며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죠.

예능 속 그의 모습은 또 다른데요.
‘텐트 밖은 유럽’에서 보여준 순수함과 맏형다운 따뜻한 배려는 ‘배우 박명훈’이 아닌 ‘사람 박명훈’의 매력을 보여줬습니다.
최근에는 영화 ‘1승’에서 능청스러운 반단장, 그리고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에서는 10kg을 증량해 기괴하고 폭력적인 무당 심광운 역을 맡으며 또 한 번 변신을 꾀했는데요.

무대에서 시작해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배우.
긴 무명과 고된 시간을 지나, 이제는 어떤 역할이든 자신의 색으로 채우는 박명훈.
그가 앞으로 어떤 변신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