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금리는 요지부동인데...'신속히' 예금 금리 인하하는 은행들

하나·신한은행 정기예금·적금 금리 일제히 낮춰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예금(수신)금리를 일제히 내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시장금리 하락이 이들 은행이 내세우는 수신금리 인하의 이유이나 정작 대출금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13개 수신상품의 기본금리를 0.05∼0.25%p 인하했다. '급여하나 월 복리 적금(1년제)' 기본금리는 3.30%에서 3.20%로 내렸고 '하나의 정기예금' 3년제 이상 기본금리도 2.70%에서 2.60%로 하향 조정했다.

신한은행도 이날 16개 거치식 예금 상품의 금리를 0.05∼0.25%p 내린 데 이어 적립식 예금 20개 상품의 금리 역시 최대 0.20%p 낮추기로 했다. 조정된 금리는 오는 23일부터 적용된다.

예금 금리 인하 이유에 대해 하나, 신한은행 모두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시장 상황에 맞춰 신속하게 조정하는 반면 대출 금리 인하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주기·혼합형)는 18일 3.42~5.82%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3.54~5.94%)보다 상,하단이 불과 0.12%p 정도만 낮아진 것이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의 평균금리는 18일 기준 2.981%로 나타났는데, 이는 11월 말(2.965%) 대비 0.016%p 하락했다.

금융 당국은 연말 또는 내년 초에는 금융소비자들이 대출금리 하락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내수침체 우려가 확산될 경우 시중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신규로 나가는 대출은 가계부채(관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금리인하가 더뎠다"며 "한국은행의 두 번째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는 금융당국 간 협조를 통해 대출금리 인하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