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덕의 중국 읽기] 젠슨 황을 화나게 한 것

화난 듯 보였다. 지난 20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 속 젠슨 황(사진) 엔비디아 CEO의 표정이 그랬다.
“미국이 중국에 H200 수출을 허용했고,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것으로 안다. 어떻게 기대하는가?” 앵커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 제품이 시장을 채우고 있고, 그들만의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그는 투자가들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베이징 거리에서의 ‘짜장면 쇼’가 무색해졌다. 그래서 더욱 중국 인공지능(AI) 생태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지금 대부분의 중국 이공계 대학생이 관심을 가진 사안이 하나 있다. ‘대학생 임베디드 칩 및 시스템 설계 경진 대회’가 그것. 중국 교육부가 공인한 국가급 AI 기술 경진 대회다. 오는 8월 경선을 앞두고 지역별 예선이 치러지고 있다.
규모가 놀랍다. 작년 대회 때에는 전국 735대 대학에서 1만2000개 팀, 총 3만2000명의 대학생이 참가했다. 중국 언론은 “각 대학 이공계 인재들이 ‘임베디드 AI 대회’를 위해 연구실 불을 밝히고 있다”고 보도한다.
정부가 판을 까니 기업이 뛰어든다. 화웨이 산하 반도체 전문회사인 하이실리콘,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 로봇 회사 유니트리 등은 이 대회에서 독립 트랙을 운영한다. 자사 제품을 활용해 작품을 완성하도록 한다. 수상자들은 관련학과 대학원 입학이 보장되고, 기업 입사 특전을 받게 된다. 그러니 구름처럼 몰려든다. 최소한 3만 명 이상의 정예 ‘AI 예비군’이 매년 축적되는 셈이다.
미국에도, 우리나라에도 이와 유사한 대회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중국은 국가가 나서 대회를 주관하고, 철저히 자국 하드웨어·소프트웨어만 쓰도록 유도한다. ‘AI 독립’을 위해서다. 그들의 AI 생태계는 그렇게 형성된다.
한우덕 차이나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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