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사기 아닌가요?” 돈 끌어모으고 잠적하는 필라테스 업체들 [이슈 인사이드]
정혜미 2024. 9. 27. 12:14
잘 다니고 있던 필라테스 업체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돈을 주지 않고 잠적해 버린 업체. 이 업체의 피해자를 만나봤습니다.
서울 강동구 필라테스 먹튀 피해자 : 6~8주 동안 그룹 필라테스를 연속 참여하고 자기 인스타나 블로그에 인증을 하면 수업료를 환급해 주는 0원 필라테스 이벤트가 있어서 가입했거든요. 출석 인증을 다 했더니 다음번 수업을 파격적인 특가에 제공하겠다고 했고요. 32회 수업을 36만원에 해준다고 해서 바로 등록했는데 그러고 나서 수업을 한 번도 못 받고 폐업했어요. 바로. 돈 떼먹힌 회원들로 나온 숫자가 한 260명 정도였어요.
필라테스업체 먹튀 피해를 본 또 다른 피해자 A씨. 당시 상황을 들어봤습니다.
수원 먹튀 필라테스 피해자 : 원래는 저희가 토요일에 오전 수업이 있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선생님 사정이 있어서 토요일 수업이 개설이 안 되고 원래 목요일 날 그다음 주 수업이 열리거든요? 그다음 주에 수업을 예약하려고 보니까 월요일 오전 수업이 다 빠져있는 거예요. 오후부터만 예약이 가능한 거예요. 그래서 왜 이날 오전 수업이 없지 싶어서 일단 저녁 수업을 예약했는데 그날 월요일 오전에 폐업 통보를 한 거죠.
업체는 환불 고지 후 소비자를 안심시킨 다음 갑작스러운 파산 상황을 알렸습니다.
한국소비자원 : 폐업한 사업자면 저희는 처리를 못 하고요. 지금 정상적으로 국세청에 폐업 신고가 되지 않은 사업자라고 하면 피해 구제의 절차에 따라서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연취현 변호사 : 피해자 모임 같은 걸 선정하고 변호사를 선임하셔서 대응하신다거나, 파산 결정을 막고 나중에 재산 생겼을 때 받는 방법을 취하는 거 이외에는 사실 (업체가) 파산하면 채무는 없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그게 파산제도의 취지잖아요. (업체의 먹튀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필라테스 업체에서 근무한 B 씨. 평소와 같이 근무 후 갑작스러운 폐업 통보를 받았습니다.
먹튀 필라테스 업체 피해 직원 : 우리가 휴관하겠다고 공지가 나가기 전날에 제가 실제로 카드 결제를 한 분한테만 한 230만 원 정도를 결제를 해드렸는데 만약에 미리 저한테 우리 이제 망할 것 같다고 언질을 주셨으면 제가 그분 결제를 절대 안 해 드렸을 것 같은데 저는 사전에 공유받은 내용이 아예 없다 보니까 평소에 일하던 대로 결제를 해드렸는데 바로 다음 날에 우리 휴관해야겠다(라고 들었다.)
먹튀 폐업의 피해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제도는 여전히 없습니다.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안전을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강동구 필라테스 먹튀 피해자 : 개개인한테는 어쨌든 한 30만원에서 100만원 사이의 소액이다 보니까 경찰서에서도 그렇게 크게 취급해 주시는 것 같지는 않고, 이거를 민사소송으로 진행하기엔 진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보니까 사람들이 점점 포기를 하게 되거든요.
수원 필라테스 먹튀 피해자 : 너무 소액이니까 사람들이 다 저처럼 이렇게 포기하고 그냥 어차피 못 받을 테니까 변호사비가 더 들 테니까 이러고서 이제 안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이런 사기가 너무 판치는 것 같아요. 열 받으니까 뭐라도 해야겠다 해서 그냥 그 돈을 내고라도 (고소) 신청을 했었던 건데 거의 유효하게 적용되는 건 없어서 진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약간 무력감 같은 게 더 컸던 것 같아요.
연취현 변호사 : 체육시설업 법에 소비자를 보호하는 규정이 없고 필라테스나 육아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체육시설업 법이든 소비자 법이든 이런 규제에 대해서 할인율을 규제하든지 계약 기간을 규제하든지 지금 최소 4~5년은 계속되고 있는 반복된 피해거든요. 그런데 법적으로 아무런 규제가 되고 있지 않은 것은 그런 적극적인 행정적 도움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이런 의견을 말씀드려봅니다.
폐업 직전까지 회원을 모집하고 문을 닫는 체육시설의 먹튀는 점점 늘고 있습니다. 허술한 제도 속에서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혜미 PD amyje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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