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무싸' 황동만과 놀랄 만큼 닮았다는 구교환의 인생 스토리

요즘 안방극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 중 하나는 단연 구교환이다.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에서 그는 한 번 보면 잊기 힘든 인물 황동만을 연기하며 다시 한 번 ‘대체 불가 배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동만은 20년째 영화감독 데뷔에 실패한 채 학원 강사와 각종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꿈을 놓지 못하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잘나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는 열등감, 인정받고 싶은 욕망, 그리고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집념이 뒤섞인 캐릭터다. 자칫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인물이지만, 구교환은 특유의 리듬감 있는 대사 처리와 섬세한 감정선으로 황동만을 웃기고도 짠한 현실형 인물로 완성해 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건, 황동만이 구교환 자신의 삶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는 점이다. 구교환은 제작발표회에서 처음 대본을 읽은 뒤 “마치 내 일기장이 유출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배우가 맡은 배역을 두고 이런 표현을 쓴 건 그만큼 황동만의 감정이 자신과 많은 부분 닿아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애다큐>

실제로 구교환은 지금처럼 상업영화와 드라마에서 대세 배우가 되기 전 많은 단편영화와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시간을 버텼다. 서울예술대학교 졸업 후 연기는 물론이고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까지 하며 10편이 넘는 단편영화를 꾸준히 만들었다. 독립영화계에서는 이미 이름난 창작자였지만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리기엔 아직 거리가 있었다.

<너의 나라>

그러던 중 최근에야 연인으로도 잘 알려진 이옥섭 감독과 함께 장편 영화 <너의 나라>를 준비하며 오랜 시간 끝에 장편 감독 데뷔를 앞두고 있다. 황동만이 20년째 장편 입봉을 꿈꾸는 인물이라면, 구교환 역시 긴 시간 돌아 돌아 자신의 첫 장편 영화를 완성해 가고 있는 셈이다.

숭실대 구교환 강의평가 (사진: 에브리타임)

또 하나의 닮은 점도 있다. 극 중 황동만은 문예창작 학원 강사로 생계를 이어간다. 구교환 역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전 숭실대학교에서 기간제 강사로 출강하며 영화 제작과 시나리오 관련 수업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의와 창작, 생계를 동시에 붙들고 살았던 황동만의 모습과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다.

그래서일까. 구교환이 연기하는 황동만은 단순히 설정만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로 시간을 견뎌본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생활감이 있다. 꿈을 포기하지 못한 사람의 초조함, 남의 성공을 축하하면서도 속으로는 무너지는 감정, 그럼에도 다음 날 또 살아내야 하는 현실 말이다.

결국 <모자무싸> 속 황동만이 많은 시청자에게 먹먹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 인물을 연기하는 구교환 역시 비슷한 시간을 지나왔기 때문이지 않을까.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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