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보다 멋져요!"…중장비 대중화 이끄는 HD현대건설기계 [현장+]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속 앤디의 방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공간.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꾸며진 이곳에서 한 어린이가 덤프트럭 장난감을 매만지며 놀고 있다. 삽을 이용해 컨테이너에 콩을 담으며 한참을 시간을 보내다 덤프트럭에 싫증을 느꼈는지 이번에는 모듈을 이리저리 떼 덤프트럭을 자동차나 굴착기로 변신시킨다. 어린이가 굴착기 앞부분을 회전시켜 콩을 퍼다 나르자 주변에서는 '우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온다.
얼핏 보면 키즈카페 같은 이곳은 사실 건설기계 전시회 현장이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은 24일부터 나흘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건설기계 전시회 '제12회 한국국제건설기계전(CONEX KOREA 2024)'에 참가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이번 행사에서 중장비 모티브 키즈브랜드 '데구르르(Dgrr)'를 선보였다. 데구르르는 HD현대의 사내 벤처 제도를 통해 육성한 브랜드다.
이날 전시장에 비치된 데구르르 장난감 블록과 미니어처 상품은 HD현대건설기계의 휠로더, 덤프트럭, 굴착기 모델을 모티프로 제작됐다. 특히 메인 장난감 3종은 '흙을 파고, 싣고, 나른다'는 의미를 담아 각각 '파고', '시코', '나르고'라고 이름 붙였다.
데구르르의 모든 장난감은 모듈과 자석, 슬라이딩으로 각각 구성됐다. 각각 모듈을 자유롭게 탈부착할 수 있는 조립식 장난감 형태다. 어린이들은 원하는 기능을 조립해 새로운 형태의 중장비를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다.
작동방법이 쉽고 직관적이기 때문에 3∼5세 유아동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8살 박윤수 군은 "'레고'보다 (이 장난감이) 더 멋지고 재미있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건설기계 장난감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매니아층에게도 꾸준히 관심받고 있다. 실제로 캐터필러, 존디어, 볼보 등 글로벌 건설기계 회사들은 장난감 브랜드와 협업해 자사 제품들을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HD현대건설기계는 그간 내부 판촉물 용도로만 사용해오던 건설기계 장난감을 실제 판매 채널로까지 확대했다.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중심 고객사만을 대상으로 한 기존 건설기계 업계의 마케팅 공식을 깨고 소비자 접근 채널을 대폭 넓힌 것이다. HD현대건설기계의 데구르르 장난감은 내년 1월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리는 국제 토이 박람회에도 출품 예정이다.
이날 전시회 현장에서는 '친근한 건설기계'를 지향하는 HD현대의 노력이 곳곳에서 묻어나왔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어린이를 위한 미니 굴착기 운전 체험존을 마련했다. 굴착기 작동원리 과학 수업과 건설장비 트릭아트 포토존 등 어린이와 어른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즐길 거리도 마련됐다.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 구축한 버추얼 트레이닝 센터(VR 센터)의 교육 장비들은 이번 행사기간 동안 킨텍스 전시장에 배치해 일반인과 어린이 참관객들의 체험을 돕는다. 김민규 HD현대건설기계 책임은 "중장비를 어린이와 일반 고객들이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