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과 요구가 '언론 탄압'이라는 SBS 노조의 착각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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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130회 '권력과 조폭-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예고편 |
| ⓒ SBS 영상 갈무리 |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18년 7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보도였습니다. 이 방송에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성남 조직폭력배와 연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결과적으로 조폭 연루설은 허위사실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12일 지난 2021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성남 조직폭력배 측근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주장한 변호사에 대해 허위사살공표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조폭연루설 자체를 허위로 인정한 판결이었습니다.
대법원 판결 직후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 "이 방송은 나를 제거하기 위해 동원된 언론을 통한 이미지 훼손 작전 중의 하나", "미안하다는 진솔한 한마디를 듣고 싶다"고 했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이 대통령에게 사과했지만, SBS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SBS 노조는 지난 20일 <권력 감시는 '테러'가 아니다. 언론 길들이기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의 필수 불가결인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이 대통령의 SNS 행보를 강력히 규탄하며, 반민주적인 언론 길들이기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이 대통령은 언론 자유에 재갈 물리는 발언을 중단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언론자유', 꽤 익숙한 단어가 오랜 만에 등장한 것 같습니다. 저는 미디어 담당으로, 내란범 윤석열씨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 '언론자유'가 권력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현장을 취재해왔습니다. 윤씨는 자신에 대한 비판이나 의혹 제기 보도에 대해 적절한 해명이나 대응 대신 '가짜뉴스'라고 몰아붙이며 권력의 칼날을 들이밀었습니다.
당시 언론들이 제기한 윤석열씨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윤석열씨의 '바이든-날리면' 욕설 보도, 윤석열씨의 고발사주 의혹 보도 등 권력 감시형 보도들이 윤석열씨와 윤씨 정권에 의해 '허위사실'로 규정됐습니다. 진실 규명이 반드시 필요한 사안임에도 말입니다. 윤석열 정권의 수사기관들은 해당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와 언론사 기자를 압수수색하고, 수사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에서 YTN을 위법적으로 민영화하고, KBS 사장도 강제로 갈아치웠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서는 비판 방송사를 무더기 법정제재했고, 심지어 12.3 계엄 당시에는 MBC 등 언론사에 군대를 보내 장악하려 했습니다. 윤씨 정권이 행했던 일들이 언론자유를 위협했던 일이고, 언론을 길들이려 했던 짓입니다.
그래서 SBS 노조가 주장하는 '언론자유 위협', '언론 길들이기' 주장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 사안은 언론자유까지 언급할 사안이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 정권 차원에서 SBS 압수수색이나 법정제재, 사장 교체 등을 시도했습니까? 그저 대통령의 사과 요구 표명 한줄이었습니다. 대법원에서 명백히 허위사실이라는 결론이 내려진 의혹입니다. 이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건 대통령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권력자이니 허위 사실 보도가 있더라도 꾹 참고, 권력감시이니 견디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폭력적인 논리입니다.
SBS가 이런 주장을 하고 싶으면, 대법원 판결을 반박할 추가 증거들을 취재해서 내놓으면 됩니다. 의혹 제기가 정말 타당했다면, 스스로 그 진실을 밝히면 될 일입니다. 그것까지 막으려 한다면 언론자유 침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후속 보도나 취재가 이뤄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일에 '언론 자유'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너무 과도합니다. 오히려 그런 대응이 언론 전체의 신뢰를 깎아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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