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정청래도 개딸에 털렸다…서로 물어뜯는 '친야 스피커'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당내 계파 싸움이 꿈틀대는 가운데, 강성 지지층과 친야(親野)스피커들도 분열하고 있다.
野 스피커들 내분 본격화…개딸마저 정청래 비판
유튜브 채널 ‘시민언론 더탐사’를 두고 벌이는 갈등이 대표적이다. 더탐사는 강진구 전 경향신문 기자, 허재현 전 한겨레 기자 등이 주축인 채널로, 지난달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이 거짓으로 드러난 뒤에도 추가 취재를 빙자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집 앞까지 찾아가는 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윤석열 정부를 극렬하게 비판한다는 점에서 더탐사는 이재명 대표 지지층인 ‘개딸’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개설 5개월여 만에 구독자가 44만명이 넘었다.
하지만 같은 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먼저 깃발을 든 건 더탐사 제작진이 한때 몸담았던 ‘열린공감TV’(구독자 73만명)였다. 열린공감TV의 정천수 PD는 지난 6월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강진구 전 기자 등)이 말하는 시민의 편은 정치적 이념에 따라 구분된 한쪽 ‘진영 시민’이었다”고 결별 이유를 밝혔다.
또 정 PD는 “대선 때 국민의힘 후보들의 의혹 보도를 하던 분들이 갑자기 마지막에 가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찾아가 응원과 격려하는 방송을 했다”고 했다. 이후에도 열린공감TV는 “강진구의 더참사(더탐사), 구속될 수 있다”, “추락한 기자 강진구” 등 비판 영상을 수개월째 꾸준히 올리고 있다. 이에 더탐사도 “정천수 응원하는 쪽은 가로세로연구소” 등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언론중재법 추진을 강력하게 주장한 시사타파TV(52만명)도 더탐사를 공격하고 있다. 시사타파TV 운영자 이종원씨는 2019년 ‘조국(전 법무부 장관) 수호 집회’를 주도한 개혁국민본부(전 개싸움국민운동본부) 대표로, 진보 진영에선 ‘개총수’라고도 불린다. 성향은 친명보단 친문에 가깝다.
시사타파TV는 올해 상반기 열린공감TV가 내분을 겪던 당시 정천수 PD의 편을 들었는데, 이즈음 강 전 기자 등이 제기한 ‘조국 수호 집회’ 후원금 횡령 의혹으로 시달렸다. 지난 8월 영상에서 이종원 대표는 “저는 더탐사 애들이 같은 민주 진영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개국본을 공격하고 선을 넘는다”며 “저는 끝까지 저 XXX들을 정리할 거다”라고 말했다.
후원금 문제로 공격받은 시사타파TV가 더탐사를 공격하는 방식도 금전 문제다. 더탐사의 거친 취재는 결국 “민주시민 사회에 침투해 돈돈돈 거리며 갈라치기를 하는 것”이란 취지다. 특히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거짓말로 드러난 후인 지난 25일엔 “돈탐사(더탐사)의 연이은 헛발질이 민주당을 위기로 몰고 있다. 그들은 X맨인가”라고 했다.
열성 당원도 가세하고 있다. '재명이네마을' 등 이 대표 지지 커뮤니티는 주로 더탐사 편을 들며 열린공감TV와 시사타파TV를 공격하고 있다. 두 채널이 이 대표를 진심으로 지지하지 않는다거나, 과거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한 이력을 언급하는 식이다.
이들은 지난 9월 김어준씨가 “이재명 대표 임기 동안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발언하자 김씨를 맹공하기도 했다. 최근 국면에서도 '개딸'은 이종원 대표와 친하다는 이유로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을 공격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에게 이종원 대표와의 절교를 요구하며 “고민정보다 존재감 없는 정청래는 더러운 자기 정치질을 그만하라” 등의 글이 커뮤니티에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반대로 시사타파TV를 지지하는 쪽에선 개딸을 ‘맹목적 팬덤’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전문가 “유튜버 의존증 벗어나야”
당내에선 “보수 진영과 달리 민주당이 스피커에 지나치게 의존해오면서, 스피커의 기침에도 당이 흔들리는 기형적 상태가 됐다”(수도권 초선)는 말이 나온다. 2011년 김어준씨의 ‘나는 꼼수다’ 성행 이래 스피커들은 점점 더 자극적인 선동 경쟁을 벌여왔고, 일부 정치인은 이들에게 잘 보이려 했다. 2년 전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김어준을 민주당 브레인으로 생각하는 당 대표(이해찬)하고는 대화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당과 스피커를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유튜버들은 진영 논리를 펴는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자본 논리에 따르는 것”이라며 “당원 확보가 중요한 정치인들이 이들을 키워주면서 악순환을 자초해왔다”고 말했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정치학)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유튜버에 의존하다가 세 차례 선거에 패배했다”며 “민주당도 외부 정치 조직에 기대는 정치를 멈추고 본연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최지우 인턴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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