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그린 VS. 스티븐스, 경험과 광기의 충돌 승자는?

김종수 2026. 5. 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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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동갑내기, UFC 328 라이트급 매치 빅뱅

[김종수 기자]

 그린(사진 왼쪽)은 타격 리듬이 독특하고, 상대 공격을 흘리며 즉흥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 UFC 제공
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프루덴셜 센터에서 있을 UFC 328 '치마예프 vs. 스트릭랜드'대회 메인카드에는 세월을 거스르는 두 베테랑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킹' 바비 그린(40, 미국)과 '릴 히든' 제레미 스티븐스(40, 미국)의 라이트급 경기다.

둘 모두 1986년생으로 한국 나이 기준 40세에 접어든 전성기가 지난 노장들이다. 하지만 여전히 UFC는 이들을 메인카드에 배치했다. 이름값만으로도 팬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는 파이터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결은 단순한 베테랑 매치가 아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옥타곤에서 살아남은 두 선수의 자존심 대결이다. 긴 시간 버텨온 선수들답게 커리어의 굴곡도 많았고, 화려했던 순간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둘 다 여전히 상대에게 치명타를 입힐 한수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한 관심을 모은다.

다시 상승세 탄 킹 그린,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린은 최근 흐름이 좋다. 지난해 12월 랜스 깁슨 주니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뒤 짧은 휴식만 가진 채 올해 2월 멕시코시티 대회에 출전했고, 기대주 다니엘 젤후버를 상대로 2라운드 TKO 승리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노련한 카운터와 특유의 자유로운 핸드 무브먼트는 여전히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원래부터 그린은 UFC 라이트급에서 가장 까다로운 선수 중 하나로 꼽혀왔다. 타격 리듬이 독특하고, 상대 공격을 흘리며 즉흥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때문에 랭커급 선수들도 쉽게 압박하지 못했다. 전성기 시절만큼의 스피드는 아니지만, 경기 운영 능력과 경험은 오히려 더 노련해졌다는 평가다.

해외 현지에서도 이번 경기의 우세는 그린 쪽으로 기울어 있다. 복수의 배당 사이트와 전문가 전망에서 그린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상당수 매체는 판정 혹은 후반 TKO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특히 미국 매체 셔독은 "그린은 여전히 누구에게나 위험한 상대이며, 스티븐스가 초반 한 방을 만들지 못한다면 경기 흐름은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린 입장에서도 이번 경기는 중요하다. 이미 UFC에서 30경기 가까운 커리어를 쌓았지만, 여전히 자신이 상위권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하려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제레미 스티븐스는 폭발력은 예전같지 않지만 여전히 위협적인 한방을 갖추고 있다.
ⓒ UFC 제공
돌아온 스티븐스, 마지막 불꽃 태울까

스티븐스 역시 UFC를 대표하는 베테랑이다. 2007년 UFC에 데뷔한 그는 페더급과 라이트급을 오가며 수많은 강자들과 맞붙었다. 한때 체급 상위랭커로 활약했고, 특유의 폭발적인 펀치력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국내 팬들에게는 역시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와의 경기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스티븐스는 거친 압박과 강력한 타격으로 최고 유망주였던 최두호를 무너뜨리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이후 에드손 바르보자, 조제 알도, 야이르 로드리게스, 맥스 할로웨이 등 당대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싸우며 화끈한 전투를 이어갔다.

다만 최근 커리어는 순탄치 않았다. 거듭된 연패 끝에 UFC를 떠난 뒤 PFL 무대에서 활동하며 재기를 노렸고 다시 옥타곤으로 돌아왔지만 지난 5월 메이슨 존스에게 판정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최대 무기였던 폭발력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한방'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상대가 우세하게 경기를 운영하더라도 단 한 번의 타격으로 흐름을 뒤집을 수 있다. 실제로 해외 팬 커뮤니티와 MMA 전문가들 사이에서 "스티븐스는 언제든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위험한 언더독이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UFC의 보너스 정책에 대한 공개 비판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스티븐스는 UFC 328을 앞두고 "단체 수익은 엄청나게 늘었는데 선수 보너스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베테랑 파이터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드러낸 셈이다.
 2연승을 달리고 있는 킹 그린의 최근 페이스는 나쁘지않다.
ⓒ UFC 제공
경험과 광기의 충돌… 팬들이 원하는 진짜 '파이트'

이번 경기가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는 서로 간의 파이팅 스타일 차이 때문이다. 그린은 리듬과 거리 조절, 노련한 카운터에 강점이 있다. 반면 스티븐스는 계산보다는 파괴력과 압박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서로의 색깔이 극명하게 다르다.

객관적인 최근 경기력만 놓고 보면 그린이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타격 정확도와 경기 운영 능력도 안정적이다. 그러나 스티븐스는 늘 예상을 깨는 선수였다. 전성기가 지났다고 평가받을 때마다 특유의 투지를 앞세워 난타전을 만들어냈다.

특히 UFC는 이번 대회를 두 체급 타이틀전이 포함된 대형 이벤트로 꾸렸고, 메인카드 마지막 한 자리를 두 베테랑에게 맡겼다. 이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아직도 이들이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이번 경기야말로 진짜 UFC 스타일의 싸움이 될 것 같다"는 반응이 많다. 화려한 테크닉보다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투지와 타격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 하고, 누군가는 아직 자신이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하려 한다. 40대에 들어선 두 베테랑의 충돌은 단순한 승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UFC가 왜 오랫동안 이들을 놓지 않았는지, 이번 경기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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