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추석 연휴, 벌 쏘임 및 뱀 물림 주의

- 벌독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쇼크 주의
- 뱀 물림 시 ‘상처 부위 꽉 묶기’는 최신 처치방식 아냐

올 여름 이상고온과 폭염 등의 영향으로 말벌 개체군이 급증하면서 ‘벌 쏘임’ 사고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일(화)까지 집계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벌 쏘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2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 이후 벌 쏘임 사고에 따른 연간 사망자는 2020년 7명, 2021년 11명, 2022년 11명, 2023년 11명이었다. 올해는 이미 최근 4년 동안 발생한 연간 사망자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통계적으로 벌 쏘임 사고가 가장 많은 달은 8월~9월로, 전체 벌 쏘임 사고의 약 30%가 이 시기에 발생했다. 추석을 앞둔 벌초 및 성묘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양희범 교수로부터 벌에 쏘였을 때 등 가을철 야외활동 중 해를 입었을 때 올바른 응급처치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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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필락시스 쇼크 주의’, 무조건 병원 찾아야

가을이 되면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거나 추석 당일 성묘를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이때 반드시 조심해야 할 것이 벌 쏘임이다. 벌초를 위해 예초기 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벌집을 보지 못하고 건드리는 일은 꽤나 흔히 발생한다. 어떤 이유로든 벌집에 충격을 가하게 되면 순식간에 벌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게 된다.

벌에 쏘였을 때 증상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떤 벌에게 쏘였는지, 몇 번 쏘였는지 등은 물론, 개인의 체질적 요인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일반 벌일 경우에는 보통 그리 심각하지 않다. 쏘인 부위에 통증이나 붓기, 가려움 등의 반응이 나타나지만, 이는 대부분 1~2일이면 사라지는 편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알레르기 반응이다. 벌독은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종류의 벌에게 존재하며,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 물질 중 하나다. 벌의 종류에 따라 벌독의 양은 다를 수 있지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벌이든 관계 없이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

만약 벌에 쏘였을 때 피부가 창백해지고 땀이 나고 두드러기가 생기거나 설사, 호흡곤란, 혀와 목 붓기가 나타난다면 ‘아나필락시스 쇼크’ 증상이므로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알레르기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중 가장 심각한 형태다. 급성으로 발생하며 신체 여러 부위에 영향을 미친다. 증상이 심한 경우 1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양희범 교수는 “본인이 벌독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벌에 쏘였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과민성 쇼크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꼭 병원 응급실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뱀독 퍼지지 않으려 꽉 묶으면 괴사 위험

가을철 산이나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사고는 ‘뱀 물림’이다. 흔히 뱀에 물렸을 때 응급처치 방법으로 끈이나 수건 등으로 상처 부위 주변을 묶어야 한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독이 전신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실제 뱀 물림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을 보면, 상처 위와 아래 부위를 풀기 어려울 정도로 겹겹이 꽉 묶거나 심지어는 케이블타이 또는 가는 철사로 칭칭 감아서 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조직 괴사를 일으킬 수 있는 잘못된 조치법이다.

양희범 교수는 “상처 주변 부위를 너무 꽉 묶을 경우 오히려 혈액 순환을 방해해 심한 부종이 생길 수 있고, 압력이 강한 가는 철사나 케이블타이 등을 이용할 경우 혈액의 흐름을 막아 상처 아랫부위가 괴사될 수도 있어 초기 응급처치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어 양 교수는 “물린 부위 5~10㎝ 윗 부분을 끈이나 수건 등을 이용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여유있게 묶으라.”라고 조언했다. 지혈 목적이 아닌, 동맥피는 일정량 흐르게 하면서 정맥피가 되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상처 부위를 미지근한 물로 닦아낸 뒤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상태로, 절대 뛰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흥분해 심장이 빨리 뛰면 독이 더 빠르게 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린 부위를 깨끗하게 유지하되, 문질러 씻거나 냉수, 얼음 등을 직접 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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