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특약] F조 일본: '대한민국의 영원한 라이벌' 그들의 꿈은 '월드컵 우승'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는 2014년부터 영국 권위지 '가디언'의 월드컵 네트워크(World Cup Experts' Network) 회원사입니다. '가디언'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출전국 현지 전문가와 협업해 완성한 심층 분석 기사를 양사 특약에 따라 풋볼리스트가 국내 독점 게재합니다.
▲ 일본 대회 플랜
이제 일본이 '월드컵 우승'을 공개적으로 목표로 말한다고 해서 비웃음을 사는 시대는 지났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독일과 스페인을 잇달아 꺾으며 일본은 단순한 이변 제조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8년 가까이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세계 최강팀들을 상대로 살아남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이길 수 있는 팀을 만들어 냈다. 그 성과는 최근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브라질을 꺾었고, 올해 3월에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마저 제압했다.
기본 전형은 3-4-2-1이 유력하다. 다만 잉글랜드전에서는 3-1-4-2를 실험하는 등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전술을 조정할 가능성도 보여줬다. 전방 압박은 일본 축구의 핵심 요소다. 구보 다케후사, 도안 리츠, 나카무라 게이토, 이토 준야 등 공격진은 상대를 끊임없이 압박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최전방에는 페예노르트 소속 공격수 우에다 아야세가 선다. 그는 2025-26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 31경기 25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중앙 축도 탄탄하다. 골문에는 스즈키 자이온가 있고, 수비진에는 이토 히로키, 다니구치 쇼고, 와타나베 츠요시가 버티고 있다. 사노 가이슈가 중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도미야스 다케히로, 엔도 와타루 같은 선수들조차 떄로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일본 대표팀의 선수층이 그 어느 때보다 두터워졌음을 보여준다. 미나미노 다쿠미와 미토마 가오루의 부상은 분명 아쉽다. 그러나 현재 일본은 특정 스타 선수 한두 명의 부재만으로 흔들릴 만큼 약한 팀이 아니다. 가마다 다이치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F조는 쉽지 않다. 네덜란드와 스웨덴 모두 강력한 전력을 갖추고 있으며, 오히려 스타일상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튀니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일본 내 기대감은 매우 높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일본을 이끌었던 전 감독 니시노 아키라는 현재 대표팀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 팀은 개인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집단이 아닙니다. 선수들은 함께 싸우고, 그 속에서 각자의 개성이 드러냅니다. 이른바 '일본화된 선수들'에게는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현재 대표팀 선수들은 진심으로 자신들이 월드컵 우승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

▲ 감독: 모리야스 하지메
모리야스 감독은 선수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산프레체히로시마와 일본 대표팀에서 뛰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팀을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베테랑 선수들을 존중하면서도 차세대 선수들을 꾸준히 대표팀에 편입했고, 현재 대표팀의 핵심은 그 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조화와 규율, 그리고 연속성을 중시하는 그의 방식은 때때로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능력만큼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모리야스 감독은 일본 축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믿고 있다. "일본인의 장점인 꾸준함과 성실함을 축구에 활용하고 싶습니다. 신체 접촉이 많은 스포츠에서는 일본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 핵심 선수: 구보 다케후사
현재 일본 공격에서 가장 큰 창의성을 제공하는 선수는 단연 구보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그는 섬세한 터치와 독특한 타이밍 감각으로 상대 수비를 끌어들인다. 그리고 아주 작은 공간만 생겨도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낸다. 어린 시절부터 '일본의 메시'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2019년 18세의 나이에 레알마드리드와 계약했다. 이후 여러 차례 임대를 거친 뒤 2022년 레알소시에다드로 이적했고, 현재는 팀 공격의 중심축으로 성장했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바레인과의 월드컵 예선에서는 선제골을 도운 데 이어 직접 득점까지 기록하며 사실상 일본의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 주목할 선수: 스즈키 자이온
일본 골문을 책임질 인물은 스즈키다.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갖춘 그는 현대 골키퍼에게 요구되는 모든 능력을 고루 보유하고 있다. 다만 성장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년 전 아시안컵에서는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으며 일본 대표팀 주전 골키퍼의 무게를 실감해야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왼손 골절 부상까지 당했다. 꾸준히 소속팀에서 경험을 쌓은 뒤 다시 대표팀 주전 자리를 되찾았다. 잠재력만 놓고 보면 일본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10년 동안 일본 골문을 책임질 얼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언성 히어로: 이토 히로키
신장 188cm의 왼발잡이 수비수 이토는 센터백과 왼쪽 풀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큰 체격, 멀티 포지션 능력, 그리고 기술적인 완성도까지 갖춘 드문 유형의 수비수다. 부상 때문에 클럽 커리어가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일본 수비수가 현재 바이에른뮌헨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일본 축구의 발전을 보여준다. 이토는 어린 시절 풋살을 즐겨 했고, 브라질의 산투스에서 훈련한 경험도 있다. 그는 독일 생활을 통해 새로운 부분을 배웠다고 말한다. "독일에서는 영리하게 수비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어요."

▲ 기억해야 할 선수
사노 가이슈: 사노는 어린 시절 스키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게다(전통 목재 나막신)를 신으며 대부분의 유년기를 보냈다. 그것이 자신의 균형 감각을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효과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뛰어난 코어 힘과 안정적인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사노는 공을 쉽게 빼앗기지 않는 선수로, 볼을 지켜내는 안정감과 동시에 다시 공을 되찾는 힘을 함께 갖춘 미드필더다. 2025년 그는 대표팀에 재합류했다. 전년도 여름 경찰 체포 사건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뒤 이뤄진 복귀였다. 당시 사노는 성폭행 혐의로 수사 대상이었으나, 검찰은 기소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사노가 해당 사건에 대해 "깊이 반성했다"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팀의 일원이었던 선수를 단순히 실수 하나로 사회와 축구에서 완전히 배제해야 합니까?"
나가토모 유토: 대표팀 최고참인 나가토모는 오랜 선수 생활을 통해 쌓아온 경험과 특유의 열정적인 리더십으로 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이 독일과 스페인을 연이어 격파한 뒤 인터뷰마다 외쳤던 "브라보(Bravo)!"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올해 9월이면 40세가 되지만, 일본 축구계는 여전히 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A매치 최다 출전 순위에서도 엔도 야스히토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나가토모는 자신의 나이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내 세포들이 폭발하고 있어요. 오히려 내가 더 성장할까봐 걱정해야 할 정도죠." 유럽 무대 경험도 화려하다. 인테르밀란, 갈라타사라이, 올랭피크데마르세유 등 활약한 뒤 2021년 FC도쿄로 복귀했다. 그의 다섯 번째 월드컵이다. 수많은 국제대회를 경험한 베테랑이지만,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뛰고자 하는 열정과 집념은 여전히 처음 월드컵을 꿈꾸던 시절 못지않게 뜨겁다.
우에다 아야세: 우에다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축구 인생 초반에 등번호 의미를 부여했다. 아버지는 독일 축구 전설 위르겐 클린스만을 존경해 18번을 달았고, 우에다 역시 그 번호를 이어받았다. 그는 골만 노리는 선수가 아니라, 경기 전체 흐름 속에서 움직임으로 가치를 만드는 공격수에 가깝다. 경기 이해도와 침투 타이밍이 뛰어나며, 대각선 움직임과 공간 활용 능력이 돋보인다. 우에다는 자신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한다. "공격 과정의 마지막 10%, 즉 골만이 내 몫입니다. 나머지 90%는 빌드업에서 나와요. 내 역할은 동료들의 강점을 끌어내고 그것을 득점으로 연결하는 것이죠." 4년 전 월드컵에서는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경험과 책임감이 크게 성장했다.

▲ 예상 라인업: 3-4-2-1
스즈키 자이온 – 이토 히로키, 다니구치 쇼고, 와타나베 츠요시 – 나카무라 게이토, 엔도 와타루, 사노 가이슈, 이토 준야 – 가마다 다이치, 구보 다케후사 – 우에다 아야세
▲ 일본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일본 팬들은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질서정연한 응원 문화를 가진 서포터들로 평가받는다. 관중석은 대표팀 상징색인 파란색으로 물들고, 북소리에 맞춰 "닛폰!"을 외치는 응원 구호가 경기장 전체에 울려 퍼진다. 유럽이나 남미 팬들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열기나 화려함과는 다르다. 일본 팬들의 특징은 조직력, 규율, 그리고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경기 종료 후 관중석 쓰레기를 직접 치우는 모습은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이는 일본 사회 특유의 공동체 의식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대회는 개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현지로 향하는 일본 팬들의 숫자도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경기장 곳곳에서 펼쳐질 '푸른 물결'은 지난 대회보다 더욱 선명하게 눈에 띌 전망이다.
글= 니시모토 마이, 다케야마 도모하루, 오가미 다카시(슈큐 매거진)
편집= 김진혁 기자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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