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 대신 "이강철" 연호, 누가 KT에 돌을 던지랴…감동한 이강철 감독 "팬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윤승재 2024. 10. 11. 23:04
"이강철! 이강철!"
우려했던 "나가" 연호는 없었다. KT 위즈의 응원가와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는 외침만 있었을 뿐이다.
KT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5차전에서 1-4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KT는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가을야구 무대를 마쳤다.
졌지만 잘 싸웠다. 1차전에서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2~3차전을 내리 패했지만 4차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승리하며 5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 왔다.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탈락했지만 명승부를 펼쳤다.
준PO 뿐 아니라 KT는 정규시즌 막판부터 '벼랑 끝 명승부'를 펼쳐 왔다. 한 경기만 져도 탈락할 수 있는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내리 승리해 순위 향방을 5위 결정전까지 끌고 갔고, SSG 랜더스와 치른 KBO 최초의 5위 결정 타이 브레이커에서 승리해 가을야구 무대에 올랐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선 두산 베어스에 2연승을 거두며 최초의 '업셋' 팀이 되기도 했다. 준PO도 열세 전망을 딛고 5차전까지 좋은 승부를 이어왔다. 과정은 박수 받을만 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시리즈가 끝난 경기장엔 '모처럼' 감독의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5위 결정전 후엔 SSG 이숭용 감독을, WC 결정전 후엔 두산 이승엽 감독을 두고 팬들의 퇴출 목소리가 울려 퍼졌는데, 이번 시리즈에선 오히려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는 외침만 있었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의 패장 인터뷰가 계속되는 동안에도 경기장 밖에선 KT 응원가와 이강철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계속 울려 퍼졌다. "져서 팬들에게 미안하다"던 이강철 감독도 머쓱한 웃음으로 팬들의 외침에 호응했다. 이강철 감독은 "팬분들과 함께 해서 여기까지 왔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잠실야구장 3루 원정 응원석을 KT 팬들이 꽉 채우면서 선수들을 응원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땐 3루 원정석 일부만 KT 팬이 차지했다면, 올해는 3루 응원석 전체가 KT의 빨간색 물결로 가득했다.
이에 이강철 감독은 "정말 많은 팬들이 와주셨다. 감사한다. 팬분들과 같이 게임해서 오늘까지 왔다. 마지막까지 정말 감사의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라며 "져서 죄송하다. 준비 잘해서 내년 시즌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라고 인사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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