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파리에 가다, 여기까지 세트장이라고?
차민주 2024. 10. 8. 17:08
세트장만 봐도 에밀리가 벌인 사건들이 떠오릅니다.
에밀리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한 곳이자, 새로운 인물 제너비브의 등장으로 거울 치료를 당하는 에밀리의 에피소드가 담긴 곳이죠. 마케팅 회사 사부아르 사무실은 꼭 파리 아파트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 합니다. 이는 세트 디자이너 앤 세이벨의 정확한 의도였죠.
우선 지금의 파리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평가받는 오스만 건축 양식을 사용해 외관을 만들었습니다. 르네상스의 화려함을 닮은 파티 특유의 건물 외관과 수직으로 긴 창까지 완벽히 재연했죠. 전통을 곱게 유지한 외관과는 다르게, 내부 인테리어는 모던하게 마무리하며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하는 마케팅 회사의 느낌을 효과적으로 살렸어요. 크라운 몰딩에 더불어 마블 그레이, 스톤 블루 등의 저채도 페인팅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요. 사부아르 로고가 프린트된 종이와 프렌치 스타일의 샹들리에처럼 섬세한 디테일도 놓치지 마세요.
끈끈하고, 때론 아주 직설적인 에밀리와 실비의 관계가 가장 잘 그려진 공간은 단연 실비의 개인 사무실입니다. 건축적 미가 돋보이는 유리 테이블과 독특한 무광 램프를 보면 실비의 시크한 성격이 간접적으로 드러나요. 역시나 파리 아파트의 특징인 벽난로를 설치했고, 선반 위에는 기하학적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양초와 산호초 오브제를 가지런히 정리했어요. 과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이라는 표현이 정확히 어울리는 인테리어입니다.
“카메라로는 더 커 보이더라고요.” 에밀리 역의 배우 릴리 콜린스가 웃으며 소개한 에밀리의 집은 20세기 파리 아파트먼트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냅니다. 파리의 로맨틱한 뷰가 한눈에 보이는 이 공간은 에밀리의 생활 공간인 만큼 빈티지 제품을 활용한 정겨운 배치가 눈에 띄는데요. 화려한 룩을 사랑하는 에밀리의 침대 옆엔 캐주얼한 옷걸이 장을 두었죠. 세안용품이 다닥다닥 놓인 화장실부터 바닥에 한 줄로 늘어놓은 신발까지, 조그마한 자취방의 현실 면모도 완벽히 고증하고요. 벨벳 바닥이 깔린 공용 계단과 각 캐릭터의 방이 있는 건물 하나를 통으로 지었다는 사실이 다시 봐도 충격적이네요.
하나의 가슴에 여러 사랑을 품은 남자, 가브리엘의 레스토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사실 이 식당은 유일하게 세트장이 아니에요. 실제로 파리 5구의 타운 스퀘어에 위치한 이탤리언 식당이죠. 내부를 확장하고 새단장한 뒤, 극중 ‘L’ESPRIT DE GIGI’라는 프렌치 식당으로 선보이게 됩니다.
외관과 내관은 동일하게 레드벨벳 색상으로 통일했습니다. 와인이 가지런히 보관된 벽과 자그마한 바 테이블, 둥근 의자와 은근한 명도의 불빛이 더해지자 어엿한 전문 레스토랑의 면모가 갖춰졌는데요. 역시나 파리에 빠질 수 없는 거리 테라스 공간도 마련했어요. 인테리어는 충분히 고풍스러운 가브리엘의 식당이 이번 시즌에서는 미슐랭 스타를 받았을까요?
에밀리가 또?
전 세계에 파리의 로망을 심어준 넷플릭스 시리즈 〈 에밀리, 파리에 가다〉. 지난 9월 새롭게 공개된 시즌 4에서는 그간 아슬아슬했던 에밀리의 인간 관계가 흘러넘치며 격동적인 신이 펼쳐졌죠. 새로운 러브라인이 등장하며 ‘에밀리가 또?’라는 유쾌한 모멘트를 자아내기도 했는데요.
에밀리의 러브라인은 끊임없이 바뀌지만, 바뀌지 않는 게 있다면 바로 ‘파리스러움’을 풍부하게 드러내는 세트장입니다. 특유의 파리지앵 무드를 우아하게 담은 세트장은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한없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감초 역할을 해요.
제작자 대런 스타에 의하면 마케팅 회사 사부아르부터 많은 사건(?)이 벌어지는 다락방 소품 하나까지, 파리다움을 고려하지 않은 게 없다고 하는데요. 드라마 메인 세트장 속 유난히 ‘파리’스러웠던 디테일을 함께 확인해 볼까요?
사부아르 공용 사무실
실비의 개인 사무실
에밀리의 다락방 아파트먼트
가브리엘의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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