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 "한강, 아시아 최초 여성 노벨문학상" 호외까지 [한강 노벨문학상]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10일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각국에서도 긴급 속보로 타전했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호외'라는 표현까지 쓰며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건 처음이며, 아시아 여성으로서도 처음"이라며 10일 오후 9시 현재 톱뉴스로 전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 즉 닛케이(日経)는 이날 "일본인 작가가 수상한다면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 이후 30년 만이 된다"며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등을 유력 후보로 소개했지만 곧 한강 작가의 수상 속보를 전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과거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를 다시 소개했다. 한 작가는 2016년 영국 부커 상의 인터내셔널, 즉 비영어권 소설 부문을 수상하면서 국제적 주목을 집중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부커 상 수상 역시 한국인으론 최초였다. 그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나는 불에 고기를 던지는 것을 보면 아픔을 느끼는 사람"이라며 "학살에 대해 글을 쓰는 건 힘든 작업이었다"고 회고했다.
영국 부커 상 수상 이듬해인 2017년 한 작가는 프랑스 4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메디치상 최종 후보에 『희랍어 시간』으로 올랐다. 지난해엔 『작별하지 않는다』로 이 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주인공 경하가 제주도 친구 인선 집에 가서 어머니 정심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 4·3의 비극을 되새기는 내용이다.
미 CNN에 따르면 이날 노벨문학위원회 안나-카린 팜 위원은 한 작가에 대해 “부드럽고 잔인하며 때로는 초현실적인 강렬하고 서정적인 산문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팜 의원은 “한강의 작품을 잘 모르는 독자들은 소설 『소년이 온다』부터 읽어야 한다”며 “(이 작품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가 항상 얽혀 있으며 이런 종류의 트라우마가 여러 세대에 걸쳐 인류에 남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주요 통신사 역시 한 작가의 수상 소식을 전했다. AP통신은 한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아시아 여성이자 한국 작가라고 전했다.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노벨상을 받은 두 번째 한국인이라고도 설명했다.
AP는 "53세의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는 한 여성이 고기를 먹지 않기로 한 결정이 파괴적 결과를 낳는 불안함을 그린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노벨문학상은 오랜 기간 유럽과 북미 지역 작가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119명의 수상자 중 여성은 17명에 불과했다"며 한강 작가의 수상 의의를 짚었다.
또 AP는 앞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상을 받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성공을 거두는 등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이 커지는 시기에 이뤄진 수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강 작가의 아버지 역시 유명한 소설가(한승원 작가)"라면서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뿐 아니라 음악 등 다양한 예술에 열정을 쏟았고, 이런 배경이 그의 문학 전반에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한강 작가가 첫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점에 주목하며 "한강이 한국에서 선구자로 칭송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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