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분기 연속 흑자 LS일렉트릭…‘배전’이 만든 안정성, 초고압이 더한 수익성 [기업 X-RAY]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LS일렉트릭이 100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눈앞에 뒀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초고압은 수주 산업이다 보니 투자 사이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지만 배전은 그보다 사이클이 짧고 진폭도 작은 편"이라며 "배전사업에서 안정적으로 현금과 이익을 창출하고 하나의 사업이 어려울 때 다른 사업이 이를 보완하는 구조가 장기간 안정적인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2분기에도 글로벌 빅테크 대상 배전 솔루션과 초고압 변압기 등 고부가 수주 확대가 수익성 강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배전사업은 LS일렉트릭이 장기간 실적 변동을 줄이는 기반이 됐지만 최근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에서는 초고압 변압기 등 대형 수주 제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전 중심 사업구조로 실적 안정성 확보…송·변전·자동화까지 포트폴리오 분산
북미 매출 첫 1조원 돌파…AI 데이터센터·노후 전력망 교체 타고 ‘100분기 이후’ 정조준

23일 LS일렉트릭에 따르면 회사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5년 연속 연간 영업흑자를 이어왔다. 올해 1·2분기에도 각각 1266억원, 178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하면 25년에 걸쳐 100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달성하게 된다.
같은 기간 회사의 외형도 크게 성장했다. 연결 매출은 2001년 8180억원에서 지난해 4조9658억원으로 약 6배 늘었고, 영업이익은 750억원에서 4264억원으로 증가했다.

장기 흑자의 배경에는 LS일렉트릭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자리 잡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발전된 전력을 수요처까지 전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송·변전과 배전 전반의 전력기기와 시스템을 공급한다. 공장 자동화를 위한 PLC와 인버터 등 자동화 사업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전력사업에서 변압기와 배전반, 초고압 설비를 비롯해 철도 전철전력 설비와 재생에너지 연계 설비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LS일렉트릭 청주사업장은 전력기기·시스템과 초고압기기를, 부산사업장은 초고압 변압기와 HVDC·FACTS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LS일렉트릭의 전통적인 강점은 배전이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주가 이뤄지는 초고압 전력기기와 달리 배전은 상대적으로 수요처가 다양하고 사업 주기가 짧아 실적 변동 폭을 낮추는 역할을 해왔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초고압은 수주 산업이다 보니 투자 사이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지만 배전은 그보다 사이클이 짧고 진폭도 작은 편”이라며 “배전사업에서 안정적으로 현금과 이익을 창출하고 하나의 사업이 어려울 때 다른 사업이 이를 보완하는 구조가 장기간 안정적인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력사업의 외형도 커지고 있다. 별도 기준 LS일렉트릭의 전력부문 매출은 2023년 2조6120억원에서 2024년 2조7650억원, 지난해 3조1292억원으로 늘었다. 2년간 19.8%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별도 기준 전체 매출 3조4627억원 가운데 전력부문 비중은 약 90%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력부문 수출은 1조605억원에서 1조2064억원, 1조4564억원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 37.3% 늘며 전력부문 전체 매출 증가 속도를 웃돌았다. 반면 자동화부문 매출은 2023년 3923억원에서 2024년 3435억원, 지난해 3335억원으로 줄었다.

장기 흑자가 안정성을 보여주는 기록이라면 최근 실적에서는 성장 속도가 두드러진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4조2305억원에서 2024년 4조5518억원, 지난해 4조9658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49억원에서 3897억원, 4264억원으로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077억원에서 2422억원, 2843억원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매출은 17.4%, 영업이익은 31.2%, 당기순이익은 36.9% 증가했다. 외형보다 이익이 더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7.7%에서 2024년과 지난해 각각 8.6% 수준으로 높아졌다.
올해 들어 성장세는 더 가팔라졌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3766억원, 영업이익은 12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3.4%, 45.0%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2분기에는 연결 기준 매출 1조5770억원, 영업이익 17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2%, 64.4% 증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률은 약 11.3%로 두 자릿수에 올라섰다. 2분기 신규 수주는 2조1000억원, 수주잔고는 7조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말 약 5조원이던 수주잔고가 올해 1분기 5조6000억원을 거쳐 2분기 7조원까지 확대된 셈이다.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99분기 연속 흑자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지금은 영업이익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며 “과거에는 원자재 가격과 입찰 경쟁 등의 영향으로 전력 인프라 사업의 수익성이 높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공급을 앞서면서 시장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AI·노후 전력망 교체 겹쳤다…초고압까지 ‘슈퍼사이클’
최근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의 변화가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재생에너지 투자와 노후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LS일렉트릭 역시 지난해 글로벌 전력시장이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노후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구조적인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강점을 가진 배전사업 역시 AI 데이터센터 시장과 맞닿아 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5월 미국 빅테크 기업의 대형 데이터센터에 약 7000만달러, 한화 약 1050억원 규모의 배전기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진공차단기 등 데이터센터 핵심 계통망에 들어가는 전력기기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동시에 초고압 분야도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부산 생산라인 증설 효과와 북미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초고압 변압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3% 증가했다. 회사는 2분기에도 글로벌 빅테크 대상 배전 솔루션과 초고압 변압기 등 고부가 수주 확대가 수익성 강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배전을 기반으로 초고압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장기 흑자를 만들어온 사업구조에 수익성 개선 요인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해외 사업의 중심에는 북미가 있다. LS일렉트릭의 지난해 북미 매출은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2024년 약 7700억원과 비교하면 약 30% 증가한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전력 시스템과 배전솔루션 수주 확대가 성장을 이끌었다.
북미를 중심으로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대도 진행 중이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부산 제2사업장을 준공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확충했다. 회사는 올해 HVDC와 ESS 사업을 확대하고 유럽·중동 등 신규 시장에서도 사업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다만 안정성과 높은 수익성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배전사업은 LS일렉트릭이 장기간 실적 변동을 줄이는 기반이 됐지만 최근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에서는 초고압 변압기 등 대형 수주 제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LS일렉트릭도 기존 배전 경쟁력을 바탕으로 초고압과 해외 사업을 함께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올해를 ‘VISION 2030 달성을 실행하는 원년’으로 삼고 2030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장기간 실적의 하방을 받쳐온 배전사업에 초고압과 북미 사업의 성장이 더해지면서 100분기 이후의 성장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박상미 기자 nanhong@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