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TC 2025' 개막…삼성·SK하이닉스, AI 메모리 '한판승부'

조회 6,8612025. 3. 17.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열린 CES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엔비디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개발자 컨퍼런스인 CTC 2025에 참가해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제품 및 고성능 컴퓨팅을 위한 기술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을 공개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제품에 탑재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주도권을 놓고 양사가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다.

행사 기간 AI 황제로 불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책임자(CEO)와 양사 주요 경영진간 만남 가능성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세계 최대 AI 컨퍼런스…글로벌 빅테크·반도체 기업 총출동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SK하이닉스는 이달 21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AI 컨퍼런스 GTC 2025에 참가해 전시 부스를 마련한다.

GTC는 엔비디아 주최로 매년 AI 전문가와 산업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협업 기회를 모색하는 장이다.

올해 행사에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비롯해 미국 마이크론, ARM, TSMC, 폭스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 네이버 등 국내외 반도체·IT 기업 총 300여 곳이 참석한다. 또 2000명의 연사와 1000개 이상의 세션이 예정돼 있으며 400여개에 달하는 전시 부스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GTC는 중국 딥시크 등장 이후 AI 거품론이 거론된 상황 속에서 황 CEO가 직접 'AI와 가속 컴퓨팅 기술'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향후 기술과 산업 방향성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HBM3E D램 이미지. /사진 제공=삼성전자

특히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과 최신 중앙처리장치(GPU) 블랙웰의 성능을 높인 블랙웰 울트라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공개될 지 관심이 모인다. 앞서 황 CEO는 지난해 GTC에서도 기존 AI 칩보다 성능이 30배 향상된 블랙웰 B200을 현장에서 선보였다.

또한 20일에는 GTC에서 최초로 양자의 날(퀀텀 데이)이 진행된다. 이날 황 CEO는 직접 양자 컴퓨팅 업계 인사들과 토론에 참여해 양자 컴퓨팅의 미래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앞서 황 CEO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월가 애널리스트들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려면 20년은 걸릴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다만 이번 행사에서 엔비디아가 양자컴퓨팅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기획하면서 업계에선 향후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HBM 주도권 향방은…황 CEO, 삼성·SK 주요 경영진 찾을까

황 CEO의 발언에 우리 기업들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1분기 내 내년 HBM 공급 물량과 제품 구성을 최종 확정 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해부터 HBM3E(5세대) 8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내년에 제품을 얼마나 공급할지 여부와 삼성전자가 퀄(품질)테스트를 통과해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해 행사에서는 황 CEO가 직접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HBM3E 12단 전시 모형에 친필 사인을 남긴 바 있다.

특히 일명 메모리 하마로 불릴 정도로 고용량 반도체를 대거 탑재하는 루빈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해외 IT 전문매체 등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블랙웰에 8단 HBM3E 8개를,  블랙웰 울트라에는 12단 HBM3E 8개가 적용된다. 또 루빈에는 HBM4 8개가, 루빈 울트라에는 HBM4 12개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3년 6월 미국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의 일식집 사와스시에서 만나 기념 사진 촬영을하고 있는 모습./사와스시 SNS 캡처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는 등 자신들의 메모리 기술력을 강조할 방침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개막 첫날 짐 엘리엇 미주총괄 부사장, 윤하룡 메모리 전략마케팅실 담당임원이 연사로 나선다. 이들은 강연을 통해 AI, 고성능 컴퓨팅, 로보틱스, 자율 주행 차량, 몰입형 게이밍 등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이 필요한 분야에서 고성능·고효율을 내는 메모리 솔루션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전시 부스에선 그래픽용 D램(GDDR7), 저전력 D램(LPDDR5X) ,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은 물론 HBM3E와 HBM4 등 HBM 제품도 소개한다.

SK하이닉스는 박정수 HBM 상품기획 TL이 'HBM: 고성능 컴퓨팅 및 AI의 중추'를 주제로 발표한다. 자사 HBM 발전 방향을 비롯해 AI 시대 증가하는 데이터량과 성능 등 요구사항을 해결하고 데이터 비트당 전력 효율 개선 등의 강점을 강조한다.

김기홍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미래 먹거리로 공들이고 있는 차량용 메모리 제품에 대한 제품 전략과 준비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밖에 컨퍼런스 기간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경영진들이 황 CEO와 회동할 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황 CEO와 지난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있는 한 일식당에서 만났다.

한편 LG그룹 내 AI 개발 컨트롤타워인 LG AI 연구원도 올해 GTC에 첫 참석한다. 이번 행사에서 그 동안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던 엑사원을 외부 시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현장을 직접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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