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그룹] 생애 첫 장아찌 요리 도전, 이렇게 쉬운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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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숙 기자]
늘 냉장고에 매실액을 쟁여두고 살았다. 매실액은 반찬 만들 때 새콤달콤한 맛을 내고 싶을 때 넣었다. 가끔 소화가 안 되거나 배탈이 날 때는 원액을 따라서 조금 마셨다. 시원한 음료수가 생각날 때는 얼음을 동동 띄워서 마셨다. 파김치 등 김치를 담글 때도 넣었고, 삼겹살 먹을 때 파채에도 넣어서 만들었다.
돌아가신 친정엄마가 만들어주던 매실액, 엄마의 빈자리
그날도 요리하다가 매실액을 넣으려고 냉장고를 열었는데, 매실액이 없었다. 생각해 보니 연말에 김장할 때 남은 것을 다 넣었던 것이 생각났다. 갑자기 매실액을 어디서 사야 할지 캄캄해졌다.
그동안 매실액은 늘 친정엄마가 담가 주셨다. 6월이면 매실을 사서 항아리에 설탕과 함께 넣어 비닐로 입구를 꽁꽁 싸매고 뚜껑을 덮어 부엌 그늘진 곳에 놓아두었다. 100일이 지난 후에 항아리를 열어서 매실액만 따라서 페트병에 넣어서 보관하셨다.
자식들이 집에 가면 몇 병씩 주셨다. 잘 익은 매실액이 정말 맛있었다. 가져온 매실액은 사용하기 좋게 작은 페트병에 나누어 담아 두었다가 사용했다. 먹다가 떨어지면 친정엄마가 또 주셔서 늘 매실액이 떨어진 적이 없었다. 매실액이 떨어진 걸 보며 친정엄마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겠다. 더불어 그동안 내가 얼마나 편하게 걱정 없이 살았는지 느꼈다.
매실액을 어디서 사야 하나 걱정하고 있는데 내 마음을 알았는지 홈쇼핑에서 매실액을 방송했다. 함께 방송에 나오신 홍쌍리 매실 장인님이 왠지 친정엄마가 보내주신 분처럼 반가웠다. 60년 동안 매실만 연구하신 매실 장인이라고 하셨다. 믿음이 가서 방송을 보다가 매실액을 주문했다.
주문한 상품이 도착했다. 매실액 네 병과 매실장아찌, 고추장 매실장아찌, 매실 고추장, 매실 된장 등이다. 어찌나 반가운지 택배를 풀자마자 매실액 병을 열어서 컵에 얼음을 넣고 매실주스를 만들어 마셨다. 엄마가 만들어 주신 맛과 다른 맛이었지만, 진한 맛이 느껴졌다. 특히 매실장아찌가 맛있어서 잘 먹었다.
사 먹던 매실장아찌 직접 담갔다... 이토록 쉬운 장아찌라니
무슨 음식이건 담그는 철이 있다. 6월에는 매실청을 담그고 매실장아찌를 담그는 철이다. 요즘 마트에 가도 매실을 많이 판다. 나는 60대 중반인데 매실청을 한 번도 담가보지 않았다. 매실장아찌를 좋아하는데, 늘 사 먹기만 했지 직접 만들어 보진 못했다.
요즘 은퇴 뒤엔 여러 가지 음식에 도전하고 있다. 오이지를 100개씩 담그고(참고기사 : 마트에서 먼저 만나는 제철 먹거리... 여름엔 '이것' ), 오이피클도 만들고(참고기사 : 오이값 떨어지길 기다리다 이제야 담갔다, 오이피클 ), 명이 장아찌 등 다양한 장아찌도 담가 보았다(참고기사 : 환상 궁합, 고기 먹을 때 이거 빠지면 서운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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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마트에서 파는 청매실 매실은 늘 6월에 팔기에 지나면 살 수 없다. 매실청도, 매실장아찌도 매실이 나올 때 담가야한다. |
| ⓒ 유영숙 |
올해 2월 말이 친정엄마 2주기여서 남동생네와 친정집에서 만났다. 남동생들은 2주기를 마치고 올라가고 우린 이틀 정도를 더 묵었다. 엄마가 안 계신 집을 정리하던 중 부엌 한쪽에 있는 항아리에서 매실청을 발견했다. 엄마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2리터 페트병 2개에 매실청을 담아와서 잘 먹고 있다. 가지고 온 매실청이 있어서 올해는 매실장아찌만 담가야지 했다.
'쪼갠 매실'이면 간편... 너무 달지 않은 매실장아찌 담그는 법
내가 다니는 복지관 어르신 중에 요리를 잘하시는 분이 계셔서 얼마 전에 매실장아찌 담그는 방법을 여쭈어보고 메모해 두었었다. 보통 매실과 설탕을 일대일로 섞는데 매년 매실 장아찌를 담그시며 설탕을 많이 안 넣고 담그는 방법을 알아내셨다며 알려주셨다. 설탕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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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쪼갠 청매실 3킬로그램 홈쇼핑에서 주문한 매실이 하루 만에 도착했다. 깨끗하고 싱싱했다. |
| ⓒ 유영숙 |
(재료)
쪼갠 매실 3킬로그램, 설탕 1킬로그램, 소주 1컵, 천일염 두 숟가락, 매실장아찌 위에 덮어줄 추가 설탕 조금
1. 쪼갠 매실 3킬로그램을 물에 한 번 더 씻어서 바구니에 담아 물기가 빠지게 한다. 매실장아찌는 청매실로 담가야 아삭아삭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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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에 씻은 매실 주문한 쪼갠 매실을 한 번만 씻어서 바구니에 담아 물기를 제거했다. |
| ⓒ 유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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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탕에 버무린 매실 물기가 어느 정도 빠진 매실에 설탕을 섞어서 유리 밀폐 용기에 담았다. |
| ⓒ 유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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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온에서 만 하루가 지난 매실 설탕에 절여진 매실에 물이 고였다. 매실을 건져서 설탕을 넣고 섞어주었다. |
| ⓒ 유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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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 병 소독 소독한 유리병에 꾹꾹 눌러 매실과 나온 물을 넣어주었다. |
| ⓒ 유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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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쪼갠 매실 3킬로그램으로 담근 매실 밀봉하여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
| ⓒ 유영숙 |
직접 매실을 쪼개서 담그면 더 좋겠지만,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이 든다. 쪼갠 매실을 사서 하니 이렇게 쉬울 수 없었다. 맛있게 익은 매실장아찌 먹을 생각에 빨리 7월이 왔으면 좋겠다. 6월이 가기 전에 매실청과 매실장아찌를 꼭 만들어 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 스토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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