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신약 허가 수수료 50배 인상 부담… 시장 규모 고려해야"

정준엽 기자 2024. 9. 2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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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약품 시장에 진입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신약 허가 수수료 규정 개정에 대해 우려했다.

식약처는 지난 9일 행정 예고를 통해 '의약품 등의 허가 등에 관한 수수료 규정' 개정안을 공개한 바 있으며, 이는 '신약 허가 혁신 방안'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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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들이 식약처의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사진=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제공
국내 의약품 시장에 진입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신약 허가 수수료 규정 개정에 대해 우려했다.

식약처는 지난 9일 행정 예고를 통해 '의약품 등의 허가 등에 관한 수수료 규정' 개정안을 공개한 바 있으며, 이는 '신약 허가 혁신 방안'의 일환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전면 적용함에 따라 내년 1월부터 기존 883만원이었던 신약 허가 수수료가 약 50배에 달하는 4억1000만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식약처의 개정안 예고에 대한 제약업계 차원의 입장을 26일 밝혔다.

◇취지 공감하지만, 유례없는 인상폭 우려
KRPIA는 식약처 개정안에 대해 신약 허가 수수료의 현실화, 심사 역량 강화, 허가 기간 단축 추진 필요성을 비롯한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전했다. 다만 약 50배에 달하는 큰 폭의 허가 수수료 상승 및 유예기간이나 순차적 적용 없이 개정안이 갑작스럽게 발표된 점에 대해서 업계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KRPIA는 "식약처가 큰 인상폭의 허가 수수료를 결정한 배경에는 새로운 산업현장 수요와 환경변화에 맞춘 신약 허가 과정 혁신을 통해 선진 수준의 더욱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이번 결정이 유례없는 상승폭인 만큼, 업계와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허가 제도와 행정서비스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KRPIA에 따르면, 현재 많은 국가들이 환자의 치료 기회 향상을 위해 빠른 신약 도입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의약품 시장 규모와 어려운 약가 환경, 한국 특이적 허가 요건 등을 고려했을 때 과도한 허가 수수료 인상은 유병률이 낮거나 시장 규모가 작은 혁신 신약의 도입을 늦추는 또 다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KRPIA는 "4억1000만원의 허가 수수료는 미국, 유럽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선진국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유사한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는 일본 대비 한국의 시장 규모는 4분의 1이며, 약가는 60%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내년 1월 도입 계획도 재고돼야… 정부-업계 합의점 찾겠다"
한편, KRPIA는 개정안을 내년 1월부터 적용하는 것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2025년 1월은 제약사들이 변화를 준비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시점이며, 식약처의 전문 인력 충원과 시스템 정비에도 부족한 기간이라는 것이다.

KRPIA는 "제도의 취지가 잘 실현되기 위해서는 수수료 인상과 함께 신약 허가 제도의 정비, 그리고 신속하고 선진화된 행정서비스 도입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며 "이번 행정 예고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개진해 나감으로써 정부가 업계와의 충분한 합의점을 찾고 제도적 보완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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