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기자는 김건희 여사에게 전패했다"...조선 칼럼의 탄식

임병도 2024. 10. 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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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석 고문의 '대통령 부부와 특별감찰관의 짧고 기막힌 역사' 가 말하는 것

[임병도 기자]

 10월 26일자 <조선일보> 강천석 칼럼 '대통령 부부와 특별감찰관의 짧고 기막힌 역사'
ⓒ 조선일보PDF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과 주변 인물 인적쇄신,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물론이고 보수의 텃밭인 TK에서조차 김건희 여사가 대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이 더 높았습니다.* 친한계 의원 사이에서도 김 여사 문제가 윤석열 정부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 여사 문제는 어제오늘 벌어진 일이 아니라 쉽게 해결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가장 위험한 퍼스트레이디라는 말이 돌았다

<조선일보> 강천석 고문은 26일 '대통령 부부와 특별감찰관의 짧고 기막힌 역사'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우려했던 일들이 바뀌지 않았다며 그간의 사정을 세세하게 적었습니다.

강 고문은 윤 석열 대통령 취임 이틀 후 기사를 쓰면서 "걱정이 고개를 들었다"면서 그 이유를 가리켜 "그때 김건희 여사는 역대 대통령 부인 가운데 '가장 위험한 퍼스트레이디'라는 말이 돌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당시 기사에서 자신이 "'기대 반(半) 걱정 반(半)'"이라는 칼럼에 "친인척 비위 감시하는 청와대 특별감찰관 '꼭' 임명하도록"이라는 부제를 달아 특별감찰관 제도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합니다.

며칠 후 대통령실 관계자 이름으로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임명 공약을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을 임명할 생각도 없고 제도를 폐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대통령실에서 흘러나왔다고 합니다.

강 고문은 특별감찰관 관련 소식의 배경에 "대통령이 부인 주변을 감찰관이 들여다보는 걸 싫어한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대통령보다 힘센 실세(實勢)가 특별감찰관에 손을 내젓기 때문에 그 수족(手足)들이 폐지 뉴스를 일부러 흘린다는 말이었는데 두 말이 모두 사실이었다"고 했습니다.

지난 5월에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이후 강 고문은 "부인 연줄 비서관·행정관 '용산' 밖으로 내보내야"라는 칼럼에서 "비서실에 대통령 부인 연줄로 들어온 비서관·행정관이 꽤 된다고 한다. 그 명단이 오래전부터 나돌았다. 입 밖에 내지 않아서 그렇지 공인된 비밀이라고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 상황인데 회의에서 '부인 문제'를 누가 꺼낼 수 있겠는가. 논의도 못 하는데 대통령에게 보고할 용기를 누가 내겠는가. 설혹 한 번 용기를 냈더라도 대통령이 이마를 찌푸리는데 다시 보고할 바보가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보고도 받지 못한 대통령이 어떻게 그 상세한 내용을 알겠는가"라며 " 부인과 선을 대고 있는 비서관·행정관을 내보내는 건 중요한 물증이자 대통령실 정상화를 향한 큰 걸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몇 달 뒤인 10월 26일 칼럼(대통령 부부와 특별감찰관의 짧고 기막힌 역사)에선 "그 비서관·행정관 명단은 헌 뉴스가 돼 버렸다"면서 "늙은 기자는 이렇게 김건희 여사에게 전패(全敗)했다. 젊은 기자들도 완패(完敗)했다"고 탄식합니다.

이는 윤석열 정부를 향한 <조선일보> 기자들의 충고와 조언이 모두 부질없었다는 의미처럼 들립니다.

강 고문은 "국민의힘이 특별감찰관 문제로 의원 총회를 열어 당론(黨論)을 정한다고 한다"며 "산불에 바가지 들고 나선 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기자에게 부인 문제를 에둘러 쓰지 말고 매섭게 지적해달라던 의원 중 몇몇은 친윤(親尹)이었다"면서 "선진 대한민국의 후진 정치다"라고 비판하며 글을 끝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김건희 여사가 대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는 응답: 국민의힘 지지층57%, 대구·경북(TK) 61%.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 응답률은 14.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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