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모닝커피도, 퇴근 뒤 스틱커피도…줄줄이 오른다
서울 여의도로 출근하는 직장인 서수빈(32)씨는 최근 집에서 커피를 타 개인 텀블러에 담아 다니기 시작했다. 서씨는 “회사 건물에 구내식당이 없어 식비 부담이 큰 편”이라며 “최근에는 식당뿐만 아니라 카페들도 가격을 올려 커피 한 잔도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웠던 스틱커피 품목이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커피 원두 등 원부자재 가격 인상 압박에 카페 업계가 가격을 올리고 있어 소비자 부담도 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전날(27일)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 제조 음료 및 토핑 옵션 가격을 조정한다고 공지했다. 가격 인상 대상은 2800원에서 3300원으로 약 18% 가격을 올린 ‘이천쌀라떼’를 포함한 음료 11종이다. 디카페인 원두 변경이나 오트(귀리)음료 변경 등 일부 토핑 옵션도 라지 사이즈 음료 기준으로 25%(800원→1000원) 올랐다.
더벤티는 공지문에서 “원재료값 인상 속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최근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매장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가격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오른 메뉴 가격은 29일부터 적용된다.
국내 주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올해 초부터 가격 인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커피브랜드 ‘빽다방’은 지난 2월 카페모카 등 가격을 5% 안팎으로 올렸고, 3월에는 ‘바나프레소’와 ‘브루다커피’가 아메리카노 및 디카페인·콜드브루 커피 메뉴 가격을 올렸다. 특히 브루다커피는 초저가 메뉴였던 아메리카노 스몰 사이즈 가격을 30%(1000원→1300원) 올리며 인상 폭이 컸다.
이뿐만 아니다. 카페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틱커피 제품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커피빈코리아’는 다음 달 1일부터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바닐라라떼 스틱’ 제품군 가격을 평균 8% 올린다. 커피빈코리아의 가격 인상은 올해 1월 드립커피 가격 인상에 이은 두 번째다. ‘이디야커피’는 이달 초 오프라인 매장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4종(오리지널·마일드·스페셜에디션·디카페인) 스틱 커피 제품 가격을 100개입 기준 1만6400원에서 1만8900원으로 15.2% 인상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4년 t당 평균 5158달러였던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지난해 t당 평균 8117달러로 약 57% 올랐다. 다만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원두 가격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양대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의 기후 여건이 개선되면서 공급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달 기준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t당 평균 6598달러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두 가격이 내렸는데 커피 가격이 오르는 건 과거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을 당시 업체들이 가격을 동결하는 등 비용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원재료 가격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데에 시차가 있고, 부재료나 인건비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제품과 브랜드일수록 가격 인상에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브랜드 이용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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