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유동규, 李 대통령 되면 ‘다시마 비료’ 대북사업 추천”

구자창 2022. 11. 2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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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왼쪽)과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20년 다시마 비료 사업을 구상하면서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대북지원 사업으로 추천할 수 있고 그러면 막대한 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남 변호사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민간사업자 중 한 명으로 유 전 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함께 ‘대장동 3인방’ 중 한 명이다.

남 변호사는 2020년 9∼12월 회삿돈 35억원을 빼돌려 유 전 본부장 밑에서 전략투자팀장으로 일한 정민용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 돈을 전달한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들었다는 얘기를 법정에서 증언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정씨가 함께 세운 다시마 비료업체 ‘유원홀딩스’(유원오가닉에서 변경)에 남씨가 사업 투자금 형식으로 뇌물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정민용씨가 유동규씨 도움을 받아 ‘황금 다시마 비료’ 사업을 해보고 싶다며 저한테 투자를 제안했는데, 제가 검토해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투자했다”며 “유동규씨가 2020년 8월 만났을 때 골프장에 비료를 납품하면 하나당 연매출 6억원이고, 골프장 10곳이면 60억원이라 금방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씨가 ‘나중에 이재명 지사(당시 경기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내가 비료 사업을 대북 지원사업으로 추천해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막대한 이익이 생길 거니까 메리트 있는 사업이다’고 이야기해서 제가 혹해서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 그 사업을 주관할 사람이 누구라는 얘기도 했는데 기억을 못하다가 나중에 수사 과정에서 정민용씨와 대질하는 과정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그 사업을 담당하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당초 검찰 수사 때는 유 전 본부장이 대북 지원 사업으로 추천해주겠다고 말했다는 부분을 진술하지 않다가 이날 법정에서 처음 입을 열었다. 그는 “대선 관련 이슈가 될 게 걱정돼서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부터 지난 7월까지 대북 경제협력 사업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 그룹에서 법인카드와 법인차량을 받고,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하게 하는 식으로 총 3억2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아울러 남 변호사는 이날 이 대표가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에게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선거 비용을 줬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김씨와 정영학 회계사 사이의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면서 김씨가 ‘너네들이 모르는 돈이 나갔다’고 한 발언의 의미를 묻자 남 변호사는 “2018년 지방선거 때 김씨가 유 전 본부장 모르게 정진상 실장에게 경기지사 선거비용을 지급한 내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냐’고 캐묻자 남 변호사는 “김만배씨가 도지사 선거에 ‘내가 돈을 줬다’고 직접 말은 안 했으나 그런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다. ‘형이 알아서 처리할 거다’라고 해서 그렇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다만 남 변호사는 금액과 시기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금액은 정확히 말 안 한 걸로 기억한다”며 “2018년 도지사 선거 이후 나왔던 얘기”라고 했다.

남 변호사는 이에 대해서는 “유 전 본부장도 모르는 내용”이라며 “유 전 본부장 모르게 그 위에 정진상 실장이랑 직접 얘기해서 돈을 전달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그 얘기는 김만배씨에게 들었냐’고 묻자 남 변호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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