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자살충동, 관련 있을까… 유럽 규제당국 조사 눈길

정준엽 기자 2024. 10. 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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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약과 자살충동에는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와 관련해 글로벌 규제당국이 조사에 착수해 이목을 끌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남성형 탈모, 즉 안드로겐성 탈모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에 관한 자살 생각·행동 부작용 우려에 대해 최근 조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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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규제당국이 탈모 치료제와 자살 생각·행동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사진=헬스조선 DB
탈모약과 자살충동에는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와 관련해 글로벌 규제당국이 조사에 착수해 이목을 끌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남성형 탈모, 즉 안드로겐성 탈모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에 관한 자살 생각·행동 부작용 우려에 대해 최근 조사를 시작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 환원효소(5-AR)가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을 탈모와 전립선 비대에 관여하는 5-알파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하는 것을 막는 기전의 치료제다. 5-알파 환원효소가 작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며, 이는 탈모 속도를 늦추고 모발 성장을 촉진하며 전립선 크기를 감소시킨다. 피나스테리드 계열을 대표하는 의약품으로는 1998년 출시한 MSD의 '프로페시아(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용)'·'프로스카(양성 전립선 비대증 치료용)'가 있으며, 두타스테리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은 GSK의 '아보다트'가 대표적이다.

유럽에서 피나스테리드 1mg 알약과 피부에 바르는 제형은 18~41세 남성의 초기 안드로겐성 탈모(남성호르몬으로 인한 탈모) 치료에 쓰인다. 피나스테리드 5mg 알약과 두타스테리드 0.5mg 함유 캡슐은 남성 양성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 사용된다.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를 자살 생각·자살 행동과 연결 짓는 모든 연구 데이터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러한 의약품이 사용되는 질환·상황을 고려해 자살 생각 또는 자살 행동이 해당 의약품의 혜택과 위험성 간의 균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로 했다. 이 평가를 기반으로 PRAC는 향후 해당 의약품의 판매 허가 유지·변경·중단·취소 여부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반면 국내 학계는 이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단순한 사례에 그칠 뿐 약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규명하기 힘들다고 보는 것. 국내 학계는 "투약 대상 환자들의 정신질환 유무나 개인적 성향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때, 탈모 치료제와 자살 생각·행동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규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탈모 치료제의 정신과 부작용 이슈가 대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피나스테리드는 2017년부터 MSD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해 다수의 정신질환 증상 보고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유럽연합과 국내 규제당국은 2017년부터 프로페시아와 프로스카의 제품 라벨에 우울증과 자살충동을 포함한 정신학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투약을 중단하고 의료전문가와 상담하라는 경고 문구를 추가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22년 6월 제품 라벨에 자살충동 관련 경고 문구 포함을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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