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검찰에 면박 또 면박... "공소장,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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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이 진행 중인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에서 지난 2일 재판부가 공소사실 특정, 공소장일본주의 위반 문제를 지적하면서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라는 내용의 석명준비명령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본격적인 공판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재판부의 지적에 따라 공소장을 변경했는데, 재판부가 재차 공소장 변경 검토를 주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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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
ⓒ 연합뉴스 |
검찰은 본격적인 공판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재판부의 지적에 따라 공소장을 변경했는데, 재판부가 재차 공소장 변경 검토를 주문한 것이다. 특히 "공소제기 대상 행위가 무엇인지 혼란스럽다"면서 검찰에 면박을 줬다.
사실 이는 예견된 일이었다. 이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1부 허경무 재판장은 공판준비기일에서 여러 차례 검찰 공소장을 두고 마치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장처럼 보이고 피고인들의 명예훼손 혐의와는 관련 없어 보이는 내용이 공소장에 담겨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검찰은 '이재명 공산당 프레임', '김만배-이재명 유착 관계' 내용 등을 축소·삭제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하지만 허 재판장은 "아직 경위사실이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든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검찰은 1차 공판에서 변경 전 공소사실을 언급해, 허 재판장이 이를 제지하고 재판 휴정을 선언하기도 했다.
재판장, 검찰 향해 "공소제기 대상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허경무 재판장이 지난 2일 '윤 대통령 명예훼손' 1차 사건 검찰과 피고인(김만배씨,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한상진 기자) 쪽에 석명준비명령을 보냈다. 피고인 쪽에는 현재의 공소사실 중 공소장일본주의 원칙에 위배되는지를 검토해 삭제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하는 부분을 10월 10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주문했다.
검찰에는 "①피고인들이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충분히 특정되었는지 검토하고 ②피고인들이 위 기한(10월 10일)까지 제출한 내용을 토대로 현재의 공소사실 중 공소장일본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부분을 다시 검토하여, 공소장 변경허가신청 여부를 검토하기 바란다"라고 했다. 그 기한은 오는 18일로 못 박았다.
허 재판장이 검찰에게 요구한 내용은 크게 김만배씨와 나머지 피고인 부분으로 나눈다. 김씨와 관련해서는 공소사실 가운데 김씨가 창작해 유포했다는 허위 프레임과 관련해 거짓의 사실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윤석열 후보의 조우형 수사무마를 의미하는 것인지 등을 밝혀달라고 했다. 필요한 경우 공소장 변경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허 재판장은 신학림 전 위원장,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한상진 기자 부분과 관련해 "공소제기의 대상으로 삼은 구성요건적 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각 행위가 어떻게 구성요건해당성이 있다는 것인지 밝히고 필요한 경우 이를 특정하는 취지의 공소장 변경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재판장은 특히 "(변경된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의해 드러난 거짓의 사실이 보도에서 어떻게 드러났는지를 중복 없이 정리(해달라)"고 강조했다.
"현재 공소사실은 윤석열이 조우형을 아는지에 관한 허위사실, 이른바 '커피 게이트' 프레임, 알선수재 혐의 인지에 관한 허위사실, 수사 무마에 관한 허위사실, 녹음파일의 객관적 내용과 다른 허위사실 등 여러 '허위사실'을 기재하고 있어 공소제기 대상 행위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움"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허 재판장은 마지막으로 검찰에 "위 사항들에 대한 답변을 포함하여, 검사가 각 피고인에 대하여 처벌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행위(경위사실이 아닌 구성요건적 행위)가 무엇인지를 범행 시일, 장소, 방법으로 나누어 특정하여 설명할 것"을 주문했다.
석명준비명령 내용을 고려하면, 재판부는 이미 한 차례 변경된 현재의 공소장 역시 재판 대상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고 공소장일본주의 원칙에 위배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3차례의 공판준비기일과 1차례의 공판기일이 진행됐고, 오는 22일 2차 공판기일부터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돌입한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윤 대통령 명예훼손' 2차 사건(피고인 :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 송평수 변호사)에서도 검찰에 공소장일본주의 위반을 지적하면서 공소장 변경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관련 기사 : [단독] '윤 대통령 명예훼손' 재판부, 또 검찰 직격 https://omn.kr/2ahd4).
-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공판
[1차 공판준비기일] 김만배 측 "신학림에게 사실 말했다"...'검찰 봐주기 의혹 재판'으로 가나 https://omn.kr/29n11
[2차 공판준비기일] '윤 대통령 명예훼손' 재판장 "검찰 자료 보다가 폭발" https://omn.kr/29wpb
[3차 공판준비기일] 검찰, 결국 '이재명 공산당 프레임' 공소장 삭제 https://omn.kr/2a0w3
[1차 공판] "2011년 수사 직접 밝히라" 뉴스타파, 윤석열 대통령 증인 신청 https://omn.kr/2aa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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