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부위에 필러 맞았다가 날벼락…괴사로 80% 절단한 男 사연

장구슬 2024. 9. 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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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 부위에 필러를 맞고 부작용이 생긴 한 남성이 병원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해 중요 부위의 80%를 잘라냈다. 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

중요 부위에 필러를 맞고 부작용이 생긴 한 남성이 병원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해 중요 부위의 80%를 잘라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2020년 6월 경기 고양시 한 비뇨기과 의원을 찾아 중요 부위 시술을 받았다.

당시 A씨는 자신을 부원장이라고 소개하는 의사에게 시술 전 상담을 받았다. 부원장은 A씨의 중요 부위를 보고 “필러를 주입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A씨가 “당뇨도 있고 심근경색이 좀 있다. 시술해도 별문제 없나”고 묻자 부원장은 “이 시술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 날 믿고 시술을 받아봐라. 기저질환이 있어도 강력히 추천한다”고 답했다.

며칠 뒤 A씨는 수술대에 올라 시술을 마쳤다. A씨는 “상담해 준 사람은 부원장이었는데, 실제 시술한 사람은 처음 보는 원장이었다”며 “통증도 부작용도 없다는 말에 안심하고 시술을 받았지만, 이틀 만에 시술 부위에서 알 수 없는 통증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A씨는 부원장에게 전화해 “앞부분에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물집이 2개 생겼다”며 “핏물이 자꾸 나온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부원장은 “정상이다. 군대 가면 뒤꿈치에 물집 잡히지 않냐. 그거랑 똑같다”며 “병원에 오면 터뜨려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 날 물집의 크기는 더 커졌고 핏물 양도 많아졌다. 통증이 심해지자 A씨는 시술 4일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부원장은 “물집만 터뜨려주면 아무 이상 없다. 하루 이틀만 있으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간호조무사에게 바늘로 물집을 터뜨리고 상처 부위에 연고를 바를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차도는 없었고, 통증은 이어졌다. A씨는 결국 시술한 지 약 2주 만에 시술을 집도한 원장을 만났다. 원장은 “혈액순환이 안 돼 살짝 괴사한 거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 피부가 자랄 거고 가정에서 쓰는 일반 연고를 바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참다못해 상급 병원을 찾았다는 A씨는 “지금 상태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만약 입원을 안 하고 그냥 가면 100% 절단해야 한다더라”면서 “그 소리 듣고 겁나서 다음 날 아침 입원 수속하고 바로 수술받았다. 그리고 80% 정도를 잘라냈다. 괴사해서 요도까지 절단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원인은 ‘필러 과다 주입’이었다. 그는 결국 회복 불가능하다는 판정까지 받았다.

A씨는 필러 시술을 받았던 병원 측에 “지금까지 든 수술 비용만 2400만원”이라며 병원비를 요구했다. 그러자 원장은 “1000만원에 합의하자”고 말했고, A씨는 원장의 제안을 거부한 뒤 그를 고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에게 수술을 권유했던 부원장은 의사가 아닌 간호조무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1심에서 원장은 징역 1년에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부원장이라고 소개한 간호조무사는 징역 1년에 벌금 50만원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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