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북한 군인들에 '빌어먹을 중국인들'이라고 욕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사진 우크라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캡처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이 러시아 군인들이 북한 군인들에게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며 도청 자료를 공개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이 공개한 자료에서 러시아 군인들은 'K대대'라는 이름의 북한 군인들로 추정되는 이들을 향해 "빌어먹을 중국인들"이라고 말했다. 북한군 관련 업무를 맡은 한 군인은 "저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하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해당 음성 자료를 23일 밤 암호화된 러시아 전송 채널에서 빼냈다고 주장했다. 자료에는 러시아군이 북한군 30명당 통역 1명과 고위 장교 3명을 배치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이에 러시아 군인들은 "이해하지 못하겠다", "내일 대대장과 지휘관, 부사령관 등 77명이 온다고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우크라이나군 정보국은 24일 북한군 병력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다고 발표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진입해 러시아군과 교전 중인 격전지다. 정보국은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훈련을 받은 북한군 일부가 러시아 서부 지역으로 이동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이 북한 군인들을 10월 27~28일 전투 지역에 배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사실상 시인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부상의 언론 질의에서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확인해줄 필요가 없다"면서도 "그런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영방송 로시야1 인터뷰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 조약의) 상호 군사지원 조항을 적용할지 여부 등은 우리의 주권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