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안함 사과, 끝까지 요구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다

지난 27일 제11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의 사과를 요구해 달라”는 천안함 사건 유족의 요청에 “사과하란다고 해서 (북한이) 사과하겠습니까”라고 답해 논란이 되고 있다. 청와대는 그제(28일)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 관계의 냉혹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언급한 남북 관계의 냉혹한 현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정하고 일체의 대화를 차단한 상황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남북 관계 상황과 과거 북한의 도발에 대한 사과 요구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에 대한 사과 요구는 남북 대화가 재개되고 남북 관계가 좋은 때에만 요구할 성격의 사안이 아니다. 북한이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서 요구조차 포기하면 더더욱 안 된다. 남북 관계가 좋건 나쁘건 북한이 응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 북한의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하다 희생된 55명의 대한민국 국군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결집하자는 서해 수호의 날 제정 취지에 맞는 것이다. 청와대가 말한 대로 “영웅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끝까지 북한의 책임을 묻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비롯한 역대 일본 총리는 재임 중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상회담 개최를 북한에 촉구하고 있다. 최근 열린 워싱턴 정상회담에서도 다카이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작금의 북·일 관계는 최근 김여정 노동당 부장이 “우리가 인정하지도 않는 일방적 의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것이라면 만날 의향도, 마주 앉을 일도 없다”고 말할 정도로 좋지 않은데도 말이다.
이와 함께 우려되는 점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이 문제를 또다시 정쟁화하려는 듯한 움직임이다. 우리 사회는 사건 이후 수년 동안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각종 음모론과 북한이 아닌 정부에 책임을 돌리려는 정략적 대응으로 국론 분열에 시달렸다. 2016년 서해 수호의 날 제정으로 이런 상황이겨우 일단락됐는데 또다시 이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 정치권의 자제를 엄중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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