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기념관에 일본군 가문의 문장이 왜?
[이완우 기자]
▲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조총 나무 모형과 왜장 가문 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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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지난달 26일 만인의총에 모셔진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제427주년 순의제향이 거행되고, 만인의총역사문화관을 개관하였다.
국가유산청 만인의총관리소는 만인의총역사문화관의 개관으로 만인의사의 호국충절을 선양하고 우국 충절의 숭고한 가치를 되새기며, 전쟁의 아픔과 만인의사의 순의정신을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행정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만인의총역사문화관 내 전시물과 설치물이 만인의총의 호국 영령을 추모하고, 우국 충절의 가치를 충실하게 표현하기에는 의문이 많다는 평가가 남원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기자가 지난 16일 이곳을 방문하고 여러 전시물과 설치물을 둘러보았다.
▲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전시물, 포르투갈인의 일본 도착 450주년 우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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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전시물, 인류에게 전쟁은 없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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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조총 기술을 자체적으로 소화하여 전국시대의 전투에서 다양한 전술을 발전시켰다. 전쟁을 치르며 조총으로 숙련된 일본의 대군이 1592년 조선을 침략하였다.
'일본 도착 450주년 우표'가 이곳 역사문화관에 눈에 띄게 전시가 되었다. 더욱이 '조총을 훈련하는 일본 사람과 이를 지도하는 포르투갈 사람을 묘사한 우표가 인상적이다'는 표현은 조총으로 무장하고 조선을 침략한 일본의 관점 같았다.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침략으로 조선 땅은 왜적들의 만행과 양민 학살 참화로 수많은 백성이 희생되었다. 왜군에게 인질과 포로로 끌려간 조선 백성은 최대 40만 명까지로 추정한다. 유럽까지 끌려간 조선인 노예로 노예 시장의 가격이 폭락했다고 한다.
조선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참화로 수많은 백성이 희생되고 국토가 초토와 되었는데, 이런 참상의 전시물과 설치물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조총 나무 모형 전시물 앞 바닥의 영상물 |
ⓒ 이완우 |
▲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조총 나무 모형 전시물 앞 바닥의 영상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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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조총 나무 모형과 왜장 가문 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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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의회 임종명 의원과 남원만인정신문화선양회 양윤식 회장이 전시물에 대하여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남원성 전투에서 만 명의 조선군, 관리와 백성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왜군에 맞서 싸우다가 조총에 맞아 순국하였는데, 이 전시관에 나무 조총 모양을 왜 이렇게 많이 전시하는 것인가요? 그리고 고니시 유키나카 가문의 문장은 또 무엇이고요?
우리나라 백성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서 왜군에 맞서 싸웠던 장면과 그날의 울분을 표현하기보다, 왜군의 조총 모양을 많이 진열했네요. 왜장의 문장은 또 만인의총 만인의 충혼들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이곳 전시물에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고, 왜군의 침략 사실이 사실대로 표현되지 않았어요."
▲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전시물에 관해 의견을 말하는 시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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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성 전투는 왜 세계전쟁일까?'하고 묻는 글씨가 나오고, '1543년 포루투갈에서 일본으로 조총이 전해졌다'라는 답변 글씨가 나온다.
이 질문과 답변은 상당한 논리 비약이다. 포르투갈에서 일본으로 조총이 전해졌으니 임진왜란이 세계전쟁이라는 거다. 전시물의 '포루투갈' 어휘는 표기법부터 틀렸다.
1543년 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가던 배 한 척이 일본 남쪽 한 섬에 표류했다. 그 배에 타고 있던 포르투갈인이 일본에 화승총의 일종인 조총(鳥銃)을 팔았다. 일본은 조총을 계속 사들였고, 조총을 이용한 전술을 개발하고 전투에서 활용도를 높였다.
▲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조선군 무기 전시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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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조선군 무기 전시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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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명 의원과 양윤식 회장은 계속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남원성에 빛나는 별들, 전시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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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전쟁에 마침표, 상징 마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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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총역사문화관의 한 관계자가 이 '남원성의 빛나는 별들'의 상징 마크를 설명했다.
"전쟁의 마침표라는 뜻으로 온점과 별 모양을 합친 기호인데요. 남원성에서 순국하신 만인의사 분들을 별에 비유하여 추모를 하고 있어요. 별 모양과 마침표 모양 온점을 합쳐서 만든 기호입니다."
한 남원 시민은 만인의총역사문화관 관계자의 설명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가해자가 조총을 주력으로 써서,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은 많은 조선 백성이 그 가해자 왜군들의 총에 맞아 죽었어요. 저 상징은 가해자의 시선으로 만든 상징물이에요. 저 상징은 왜군의 조총에 맞아 죽거나 다친 조총의 총구나 총탄 자국이 연상돼요. 일본제국주의 욱일기의 21세기형 새로운 상징으로도 보이고요."
양윤식 회장이 이곳 만인의총역사문화관을 방문한 목적을 말하였다.
"많은 예산을 들여서 이곳 역사문화관을 만들었기 때문에, 여기 역사문화관 시설, 자료와 내용 그리고 우리 선조들이 남원을 지키기 위해서 산화했던 그런 정신들을 교육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 전에 이 내용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다 보니, 이게 맞지 않는 내용이 이렇게 자꾸 발견됐어요. 이곳 역사문화관의 문제점을 시정하고자 지금 건의도 하고 있고, 자료 정리도 하는 중이거든요."
남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안경엽 회장, 이 사업회 서동균 사무국장과 남원불교신행단체연합회 정수영 회장이 만인의총역사문화관 출입문을 열고 들어왔다. 만인의총역사문화관이 개관했는데 문제점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함께 살펴보러 왔다는 것이었다.
▲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개관 (2024.09.26) |
ⓒ 김태윤 |
▲ 남원 만인의총역사문화관 입간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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