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생산한 배터리 소재 사용해도 IRA 보조금 받는다

김상도 2023. 4. 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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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부 IRA 전기차 보조금 세부지침 공개
양극재·음극재는 부품 아닌 사실상 광물 분류
韓 생산한 양극재로 美서 조립, 밸류체인 유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2년 8월 16일 백악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한국에서 생산한 양극재와 음극재로 제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자동차도 미국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보조금을 받는다. 니켈·리튬 등 배터리의 핵심 광물을 인도네시아·아르헨티나 등에서 조달하더라도 한국에서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더하는 형태로 가공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지난 3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IRA 전기차 세액공제 세부지침 규정안을 공개하고 오는 18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당초 IRA는 한국과 일본 등 외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해 차별 논란을 불렀으나 미 정부가 추가 협상을 통해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예상 일정보다 3개월 늦게 세부 규정안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은 18일부터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50% 이상이 북미산 부품이거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가공한 광물을 40% 이상 사용할 경우 전기차 한 대에 각각 3750달러씩 최대 7500달러(약 982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비율은 해마다 단계적으로 높아지는데 핵심 광물은 2027년부터는 80% 이상, 배터리 부품은 2029년부터 100%가 조건에 맞아야 한다.


이번 세부지침엔 한국 정부와 기업의 요구를 대체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극재와 음극재가 부품이 아닌 광물 지위를 유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 재무부는 이날 발표한 지침 규정에서 배터리 부품을 음극판, 양극판, 분리막, 전해질, 배터리 셀, 모듈 등으로 정의했다.


하지만 음극판이나 양극판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구성재료’는 배터리 부품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두 소재를 사실상 광물로 분류한 것이다. 한국은 양극재·음극재는 국내에서 생산하고, 양극판·음극판 등을 만드는 단계는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면 한국 업체들은 현재 공정을 바꾸지 않아도 IRA상 보조금 지급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양극재·음극재는 국내 기업들이 배터리 셀 제조와 함께 세계 1위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다. 국내 기업들은 세계 고급 전기차 대부분이 장착한 삼원계(NCM)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극재, 음극재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핵심 광물의 경우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50% 이상이 추출됐거나 가공된 경우 보조금 대상이 된다고 미 재무부는 밝혔다. 이는 핵심 광물이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에서 추출된 경우에도 FTA 국가에서 가공, 세부 규정에서 요구하는 부가가치 기준(50%)을 충족하면 보조금 대상으로 인정된다는 의미다. 예컨대 인도네시아나 아르헨티나 등 미국과 FTA가 없는 나라에서 수입한 광물을 한국에서 가공해도 기준에 충족될 수 있다.


미 재무부는 한국 등과 같이 기존 FTA 체결국뿐 아니라 새 핵심광물 협정을 맺은 나라도 IRA상 FTA 국가로 규정했다. 이런 만큼 최근 미국과 배터리용 핵심광물 협정을 맺은 일본도 FTA 국가로 포함됐다. 또 미국과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유럽연합(EU)에도 향후 같은 지위가 부여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생산되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리스 등 상업용으로 판매될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조금 대상이 안 된다. 현대차는 미국내 전기차 생산 시점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미 재무부는 18일 새 규정 시행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자동차 리스트와 세액공제 규모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에는 '해외 우려 기업(FEOC)'에 대한 세부지침은 빠졌다. IRA는 법에서 FEOC의 핵심광물이나 배터리 부품을 사용되는 경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 등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기업 등으로 정의한 인프라법상 FEOC 규정을 원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조항은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각각 시행하도록 돼 있다. 이 규정이 적용되면 중국 업체 등의 배터리 부품이나 핵심 광물이 사용되면 미국 IRA상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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