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똑같이 생겼다는 이유로 6년간 정신병원에 갇힌 외국인
'영화 TMI' 2003년 인권영화 '여섯개의 시선 -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의 안타까운 실화 이야기
2003년 국가인권위 지원하에 제작된 옴니버스 영화 '여섯 개의 시선'은 당대 최고의 감독이었던 임순례, 정재은, 여균동, 박진표, 박광수, 박찬욱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인권을 주제로 한 작품이었다.
영화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인권 침해 사례를 다룬 작품이다. 여성 차별, 장애인 차별, 어린이 영어 교육 문제, 외모 차별 그리고 이주 노동자 차별 등 우리가 몰랐던 인권 침해 사례를 영화로 다뤘다.
이중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영화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가 너무 나도 큰 충격을 불러오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이 영화는 1999년 실제 있었던 '찬드라 쿠마리 구룽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 사건은 서울의 섬유공장에서 보조 미싱사로 일하던 네팔 여성 노동자 찬드라가 행려병자로 취급당해 무려 6년 4개월 동안 정신병원에 수감된 이야기를 담고있다.
영화는 찬드라의 1인칭 시점을 통해 실제 있었던 사건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그려진다. 당시 찬드라는 공장 근처 편의점에서 라면을 시켜 먹다 지갑을 놓고온 사실을 알고 지갑을 갖고 오겠다고 말하지만, 그녀의 어눌한 한국말을 들은 편의점 사장이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은 그녀를 행려병자로 생각해 정신 병원에 수감 시킨다.
그들 모두 찬드라가 한국인과 비슷한 외모로 지니고 있어서, 외국인이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네팔 국적 이주노동자들이 희귀한 탓에 네팔어를 알고있는 이주노동자 역시 많지 않아서 아무도 찬드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못했다. 결국 찬드라는 정신병원으로 옮겨지게 되고, '선미야'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영화는 찬드라가 경찰, 정신병원에서 당하는 각종 수모, 차별, 무시 당하는 순간을 1인칭으로 담아내며 그녀의 고통에 관객을 참여시키려 한다. 이를통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 그리고 시스템적인 문제를 부각한다.
찬드라는 6년 후 한 대학교수와 병원 관계자의 도움으로 행려병자가 아님을 증명하게 되고, 뒤이어 네팔어를 알아듣는 이주노동자가 증인으로 등장하게 되면서 병원에 나올수 있었다. 영화는 네팔로 돌아가 거주중인 실제 주인공 찬드라를 직접 만나는 장면을 통해 엔딩을 장식하며 긴 여운을 남기며 우리 사회에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후 후기에 따르면 찬드라가 네팔에서 행방불명으로 알려지게 되면서, 어머니는 충격으로 지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찬드라는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을 냈고, 보상금과 성금을 통해 총 4,660만원을 받게된다. 하지만 네팔 현지에서 반군과 사기꾼들에 의해 갈취당했으며, 동네에서는 어머니를 죽인 불효녀로 찍혀 2차 정신적 가해를 당하고 만다. 현재 그녀는 그 당시의 상처를 못 이겨 네팔에서도 잠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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