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열에 '사람 죽었냐'고"…은지원 '펫로스 증후군' 뭐길래
노견을 키우고 있는 방송인 서장훈이 방송에서 눈물을 보였다. ‘펫로스 증후군’을 언급하면서다. 반려견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가수 은지원도 상실에 대한 아픔을 털어놨다.
12일 방송된 KBS 2TV ‘동물은 훌륭하다’ 3화 말미에선 펫로스 증후군이 다뤄졌다. 길게는 십수 년 기른 반려견과 이별을 앞둔 영상 등이 공개됐는데, 이를 지켜보던 서장훈은 “우리 개도 지금 저런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은지원도 “우리 개도 그렇다. 우리 개도 지금…”이라며 말을 보탰다. 15년 함께한 반려견이 이별을 앞두고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고 나서다. 이 반려견은 결국 사망했다.
영상을 다 지켜본 서장훈은 “우리 집 강아지도 지금 18세인데 아까 나온 아이처럼…”이라며 말을 잠시 잇지 못했다. 이어 “(반려견이)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라며 “이별의 아픔이 절절하게 느껴져서 가슴이 아주 먹먹해진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휴지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은지원은 “사연자가 반려견이 떠난 지 시간이 좀 됐는데도 지금도 이 영상을 다시 보지 못할 정도로 힘들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또 “펫로스는 어떻게 보면 내 인생의 첫 사별”이라며 “처음 (키웠던) 강아지는 나랑도 1~2세 차이밖에 안 나는 거의 동갑이었는데 그 친구가 떠난 뒤 펫로스를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슬픔이 안 참아진다. 3일을 울었다”라며 “‘사람 죽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너무 슬펐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등록 반려동물은 300만(2022년 말 기준) 개체에 이르며, 전체 인구의 30%에 달하는 1500만 명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 상실에서 비롯되는 아픔을 겪는 사람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운선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8월 국제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137명 중 55%(76명)가 슬픔 반응 평가(ICG)에서 중등도 기준점인 25점을 초과했다. 이는 일반적인 사별의 수준을 넘어 지속해서 심리적인 부적응을 초래할 정도에 해당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펫로스 증후군을 이겨내려면 슬픈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적절하게 표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김효진 훈련사는 12일 ‘동물은 훌륭하다’에서 “해외 연구 자료를 보면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다면) 감정을 감추려고 하지 말고 드러내라고 한다. 슬플 때 울고 직접 마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명철 수의사는 “예전 사회 분위기와 다르게 반려동물이 죽었다고 하면 가족을 잃은 것과 같은 감정이라고 비 반려인도 이해하기 때문에 충분히 슬퍼해도 된다”라면서도 “대신 이런 기간이 너무 힘들고, 한 달 이상 극심한 고통으로 이어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기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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