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고양이가 함께 사는 13평 집 인테리어

새와 고양이는 누군가의 반려동물이 되기도 하지만 자연 계에서는 먹이사슬의 관계에 놓여 있다. 또한 젊은 부부와 노인은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이 두 미션을 성공시킨 사례가 이번 주택이다. 홍콩의 심-플렉스 디자인 스튜디오(Sim-Plex Design Studio)는 장모와 그녀의 고양이 그리고 젊은 부부와 그들의 앵무새를 위한 아파트를 디자인했다.

가족 모두가 개인공간과 공용공간을 즐기는 유연한 배치

홍콩의 유엔롱(Yuen Long)에 위치한 이 집은 42m2크기로 작다. 그렇지만 심플렉스 디자인 스튜디오는 사람은 물론 반려동물까지 가족 모두가 개인공간과 공용공간을 즐길 수 있는 집으로 디자인했다.

그들은 “우리는 젊은 커플을 위해 평면을 유연하게 디자인했다”며 “앵무새와 고양이가 서로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공간뿐만 아니라 젊은 커플과 어머니 두세대가 다양한 삶의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했다” 고 말했다.

앵무새 공간은 오후의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먼저 반려동물의 경우 앵무새는 햇빛을 쬘 수 있는 곳에 놓인 큰 새장이, 고양이는 화장실과 놀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집주인과의 협의 끝에 심-플렉스 디자인 스튜디오는 앵무새 새장을 거실의 큰 서쪽 창 앞의 낮은 캐비닛 위에 두기로 했다.

커플의 침실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새장은 오후의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창문 중간에 자리 잡았다.

가장 손쉬운 공간 분리, 3중 유리 미닫이 문의 효용성

앵무새가 가끔 새장에서 나올 때, 고양이와 동선이 겹치지 않고 새장 밖에서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디자이너들은 거실을 독립시킬 수 있는 3중 유리 미닫이문을 설치했다. 이 미닫이 문은 거실을 독립시키기도 하지만 반려인의 프라이버시도 보호한다. 문을 닫으면 침실과 거실 그리고 장모 방과 식탁이 있는 다이닝 공간이라는 2개의 서로 다른 공간을 형성한다.

심-플렉스 디자인 스튜디오는 “부부가 프라이버시가 필요하거나 앵무새가 새장 밖으로 나올 때 거주자는 미닫이 문을 닫을 수 있고, 식사를 하거나 가족끼리 모일 때 미닫이 문을 열어 열린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양이가 앵무새의 공간에 빠르게 돌진하지 못하도록 침실과 거실 영역에는 나무로 된 높은 단을 뒀다. 이 공간은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로도 이용된다.

고양이와 그의 집사를 위한 작지만 넓은 방

장모와 오랫동안 그녀와 함께 한 고양이에게 좀 더 넒은 공간을 주기 위해 다이닝테이블은 평소에는 캐비닛 안에 밀어 넣어 숨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4개 다이닝테이블 의자는 거실의 낮은 캐비닛에 보관되다가 다이닝테이블을 꺼낼 때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캐비닛 중간에는 고양이 사이즈의 구멍과 통로를 만들어 고양이가 언제든 수직운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고양이 화장실은 아파트 현관 옆에 있는데 외출하기 전 앉아서 신발을 신을 수 있는 의자로도 쓸 수 있다.

장모 방의 옷장은 고양이집 역할도 한다. 또한 맞은편 캐비닛에는 고양이가 꼭대기에 올라갈 때 발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체형 선반들이 줄지어 있다.

나무로 된 모든 가구는 부드럽고 친환경적인 멜라민 보드로 만들어져 고양이가 긁어도 스크래치에 강할 뿐만 아니라 포름알데히드가 적게 배출되어 사람과 동물에게 덜 해롭다.

글 | 캣랩 징니 건축인테리어 전문기자 kjieun89@gmail.com, 디자인 및 사진출처 | 심-플렉스 디자인 스튜디오(Sim-Plex Design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