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침몰 시킨 한화, '5강' 포기 안 했다...역전 드라마 쓰고 2연승+7위 점프 [대전:스코어]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가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고 가을야구를 향한 실낱 같은 희망을 살려냈다. 롯데 자이언츠는 치명적인 3연패에 빠지면서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흑역사가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한화는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5차전에서 8-4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7-6 승리에 이어 2경기 연속 승전고를 울렸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시즌 64승 72패 2무를 기록, 롯데(62승 71패 4무)를 제치고 8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5위 SSG 랜더스(68승 68패 2무)를 4경기 차로 추격했다. 2024 정규리그 잔여 6경기에서 마지막까지 5강 다툼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반면 롯데는 3연패와 함께 포스트시즌 경쟁 탈락을 의미하는 트래직 넘버가 '1'로 줄었다. 오는 23일 경기까지 패할 경우 2018년부터 시작된 '야구' 없는 가을은 7년 연속으로 늘어난다.
한화는 이날 선발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4⅔이닝 5피안타 5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고전했지만 불펜진이 분전했다. 박상원-김서현-한승혁이 경기 중반 나란히 1이닝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막아내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무리 주현상도 시즌 23세이브째를 수확했다.
한화 타선에서는 문현빈 2안타 1타점 1득점, 노시환 1안타 1타점, 안치홍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장진혁 1안타 1득점, 황영묵 1안타 1득점 등 고른 활약을 펼쳤다. 안치홍은 추격의 솔로 홈런과 역전 결승 밀어내기 볼넷까지 골라내고 팀 2연승을 견인했다.
롯데는 선발투수 찰리 반즈가 6⅔이닝 8피안타 1피홈런 3볼넷 8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반즈는 5회말 안치홍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을 제외하고 6회까지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롯테 타선은 황성빈 1안타 1득점, 빅터 레이예스 2안타 1타점 1득점, 고승민 1안타 1타점, 손호영 1안타 1득점, 윤동희 1안타 1타점 등 주축 야수들이 제 몫을 해줬지만 팀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기선 제압 롯데, '마황'의 빠른 발과 한화 실책으로 리드 잡다
롯데는 이날 황성빈(좌익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전준우(지명타자)-나승엽(1루수)-윤동희(중견수)-박승욱(유격수)-정보근(포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꾸렸다. 에이스 찰리 반즈가 연패 스토퍼의 임무를 안고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한화는 요나단 페라자(우익수)-권광민(좌익수)-문현빈(3루수)-노시환(지명타자)-채은성(1루수)-안치홍(2루수)-장진혁(중견수)-이도윤(유격수)-최재훈(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반즈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기선을 제압한 건 롯데였다. 1회초 선두타자 황성빈이 3루 쪽 내야 안타로 출루하면서 공격의 물꼬를 터줬다. 이때 한화 3루수 문현빈의 송구 실책을 틈타 황성빈이 2루까지 진루,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이날 2번타자로 전진 배치된 레이예스가 클러치 본능을 발휘했다. 와이스를 상대로 깨끗한 우전 안타를 쳐내면서 2루에 있던 황성빈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1사 1루에서 손호영의 투수 앞 땅볼 때 와이스의 2구 송구 실책, 전준우의 볼넷 출루로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다만 나승엽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잡힌 뒤 2루 주자 손호영이 미처 귀루하지 못하면서 더블 플레이로 이닝이 종료됐다.
롯데는 대신 빠르게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3회초 선두타자 레이예스의 볼넷 출루, 1사 후 손호영의 우전 안타로 1·3루 찬스를 차려냈다. 전준우의 타석 때 와이스의 폭투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하면서 2-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롯데는 전준우가 삼진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2사 2루에서 나승엽의 볼넷 출루로 득점 기회를 이어갔다. 곧바로 터진 윤동희의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보태면서 스코어를 3-0으로 만들었다.
▲반즈의 '완벽투' 행진, 4회까지 봉쇄된 한화 타선
롯데 선발투수 반즈는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1회말 한화 선두타자 페라자, 권광민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고 기선을 제압했다. 문현빈까지 2루 땅볼로 솎아 내면서 삼자범퇴와 함께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반즈는 2회말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노시환을 삼진, 채은성을 우익수 뜬공, 안치홍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한화 타선을 묶어냈다.
반즈는 3회말 2사 후 최재훈에게 안타를 내주면서 이날 게임 첫 출루를 허용했다. 다만 페라자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별다른 위기 없이 이닝을 끝냈다.
반즈는 4회말 또 한 번 삼자범퇴로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선두타자 권광민을 삼진, 문현빈을 유격수 뜬공, 노시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추가 실점 막은 한화, 안치홍 홈런포로 추격...만루 위기 넘긴 롯데와 반즈
한화는 와이스가 4회초 2사 1루, 5회초 1사 1루를 추가 실점 없이 막아내면서 3점의 점수 차를 유지했다. 침묵하던 타선도 5회말 깨어났다.
한화는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치홍이 짜릿한 손맛을 봤다. 호투하던 반즈를 상대로 추격의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안치홍은 원 볼 투 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반즈의 4구째 145km짜리 직구를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높은 코스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짜리 타구를 날려보냈다.
한화는 2사 후 이도윤의 볼넷 출루, 최재훈의 우전 안타로 주자를 모았다. 이어 페라자까지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내면서 만루 찬스로 반즈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반즈는 권광민과의 승부에서 투수 앞 땅볼을 유도,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포구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자칫 내야 안타로 연결될 수도 있었지만 침착한 1루 송구로 권광민을 잡아냈다.
▲한화 불펜 공략한 롯데, 고승민의 적시타...경기는 거인 쪽으로 기울고
3회 이후 무득점으로 묶였던 롯데 타선은 6회초 귀중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대타 이정훈이 한화 우완 이민우를 상대로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한화는 투수를 우완 박상원으로 교체, 추가 실점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는 무사 1루에서 황성빈의 희생 번트 시도가 1루수 뜬공으로 잡히면서 흐름이 잠시 끊겼다. 1사 1루에서는 레이예스의 1루 땅볼 때 1루 대주자 장두성이 2루까지 진루하면서 2사 2루 찬스를 이어갔다.
롯데는 고승민이 박상원을 무너뜨렸다. 고승민은 좌익수 키를 크게 넘기는 호쾌한 2루타를 때려냈다. 2루 주자 장두성이 여유 있게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4-1로 다시 달아났다.
▲'약속의 7회말' 만든 한화, '1-4'를 '5-4'로 뒤집었다
한화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7회말 선두타자 장진혁, 대타 황영묵의 연속 안타로 주자가 모이면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롯데는 반즈를 계속 믿고 갔지만 반즈는 이재원까지 안타로 출루시키면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한화는 무사 만루에서 페라자의 3루 땅볼 때 1루 주자가 2루에서 포스 아웃됐다. 대신 1, 3루 주자가 진루하면서 한 점을 만회, 4-2로 따라붙었다.
한화는 계속된 1사 1·3루에서 권광민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주춤했다. 롯데는 좌타자에게 강세를 보이고 있던 반즈를 2사 1·3루에서 문현빈과 승부를 맡겼다.
이 승부처에서 웃은 건 한화였다. 한화는 문현빈이 천금 같은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4-3까지 롯데의 뒤를 쫓아갔다. 롯데는 급히 투수를 베테랑 우완 김상수로 교체했지만 한화 4번타자 노시환의 1타점 적시타가 이어졌다. 순식간에 승부가 원점이 되면서 흥미로운 상황이 연출됐다.
한화는 동점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채은성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 또 한 번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안치홍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김상수에게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로 한 점을 더 뺏어면서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다급해진 롯데는 급히 좌완 정현수로 투수를 교체했다. 정현수가 장진혁을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길고 길었던 한화의 7회말 공격이 종료됐다.
▲실책으로 자멸한 롯데, 빈틈 파고든 독수리들...한화 2연승-롯데 3연패로 엇갈린 희비
한화는 8회초 이닝 시작과 함께 등판한 한승혁이 박승욱-정훈-황성빈을 차례로 범타 처리, 좋은 컨디션으로 홀드를 수확했다. 8회말 공격에서는 1사 후 이재원의 몸에 맞는 공 출루로 추가 득점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한화는 이진영이 롯데 우완 구승민을 상대로 유격수 정면으로 향하는 내야 땅볼을 치면서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롯데 유격수 박승욱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외려 1사 1·2루 찬스가 계속 이어졌다.
한화는 권광민이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지만 문현빈이 롯데 좌완 송재영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 7회말에 이어 또 한 번 만루 찬스를 얻었다. 여기서 7회말 노시환의 대주자로 투입됐던 최인호가 2타점 적시타를 기록, 7-4로 도망가면서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한화는 계속된 2사 1·2루에서 채은성까지 침묵을 깼다. 나균안에게 깨끗한 중전 탄타를 쳐내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스코어는 8-4가 됐고 승기가 완전히 굳어졌다.
사진=롯데 자이언츠/한화 이글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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