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사히 돌아왔잖아요" 이제 조마조마는 그만, 100% 김도영의 플레이를 즐길 시간 [잠실 인터뷰]
-타이완전 홈런 등 맹활약…MLB도 관심 집중
-이범호 감독 "실력은 이미 완성형" 무한 신뢰

[더게이트=잠실]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 초반, 그라운드에 나선 김도영을 바라보는 야구팬들의 마음은 조마조마 그 자체였다. 지난 시즌 세 차례나 햄스트링을 다치며 30경기 출전에 그친 선수가 한창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어야 할 시기에 치열한 국가대항전 경기에 나섰으니, 지나치게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야구대표팀의 경기가 거듭될수록 걱정은 조금씩 희미해지고 응원하는 마음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타이완(대만)전 6회말 린웨이언의 151km/h 포심을 좌월 투런포로 날릴 때, 호주전 9회 팀의 결정적인 득점의 발판을 놓는 볼넷 출루에 포효할 때, 국가대표 김도영은 2024년 MVP 시즌의 폭발적인 모습 그대로였다. 부상 걱정은 어느새 희미한 기억 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였다.

한 시즌에 세 번 부상, 그래도 WBC를 택했다
지난해 김도영은 부상으로 얼룩진 시즌을 보냈다. 개막전부터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4월에 복귀했지만 5월에 또 쓰러졌다. 두 달 재활 후 돌아온 8월에도 버티지 못했다. 한 시즌에 왼쪽, 오른쪽, 다시 왼쪽을 차례로 다쳤고 30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쓰러진 김도영과 함께 KIA의 시즌도 무너졌다.
그런 김도영이 WBC에 가겠다고 나섰다. 구단으로선 허락하면서도 걱정이 적지 않았을 터. 팬들 사이에서도 무리한 도전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김도영은 이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시즌 내내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며 스스로를 증명했다. 그 결과 류지현 감독으로부터 "대표팀 가운데 누구보다 몸을 잘 만들어서 온 선수"라는 칭찬을 들었고, 첫 WBC 출전에서 팀의 17년 만의 8강 진출을 함께했다.
도쿄돔과 마이애미 현장에서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한 ML 구단 스카우트는 "벌써부터 현지에서 김도영에 대한 관심이 정말 뜨겁다"며 "추후 포스팅 자격이 생기면 엄청난 인기를 누릴 것 같다"고 전했다.
WBC 경험은 김도영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김도영은 "보면서 느낀 게 많다. 야구에 대해 더 진중하게 느끼게 됐다"고 했다. "엄청난 선수들을 겉으로만 봤을 때는 '놀면서 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막상 직접 보니 이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는 걸 느꼈다"면서 "그런 부분을 많이 감명 깊게 봤고,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기술보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인상깊게 봤다는 얘기다.

이범호 감독 "실력은 레벨업 할 게 없다"
이처럼 성장해서 돌아온 김도영을 이범호 감독은 흐뭇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WBC 경험이 김도영 실력 향상에 도움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실력으로는 더 레벨업 할 게 없는 선수다. 40홈런-40도루를 하는 선수 아닌가"라며 껄껄 웃었다. 대신 이 감독은 "큰 무대를 확인했고, 거기서 본인도 뛰고 싶다고 생각하면 더 잘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몸 관리도 철저히 할 것"이라며 '동기부여'에 주목했다.
김도영의 건강을 확인한 만큼 도루 시도도 굳이 막지 않을 방침이다. 이 감독은 "'뛸 수 있는 김도영'과 '안 뛸 수 있는 김도영'을 상대하는 건 차이가 크다"고 했다. 다만 시즌 초반 30경기 정도는 추운 날씨를 감안해 조심스럽게 운용하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시점부터는 정상적으로 문제없이 갈 것으로 본다"는 이 감독의 생각이다.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옅어진 것은 KIA에게도, 김도영 본인에게도 작지 않은 변화다. 이 감독은 "WBC라는 대회 자체가 몸이 완벽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대회다. 스피드 있고 볼 빠른 투수들의 공을 치려면 하체가 완벽히 잘 돼 있어야 한다. 그런 공들을 잘 치고 왔기 때문에 조마조마한 마음은 이제 없지 않겠냐"고 했다.
김도영도 같은 마음이었다. 김도영은 "이렇게 무사히 잘 돌아왔다는 것, 거기에 만족하고 있다"면서 몸 상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도영은 22일 두산 상대 시범경기부터 본업인 3루수로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팬들에게 이제는 온전히 김도영의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김도영 본인도 두려움 없이 자신의 100%를 보여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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