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천화동인 1호’ 지분, 이재명 선거자금"
이재명 '친분 정치인' 이광철 등 포섭 위해 김만배 영입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대장동 개발업자’ 중 한 사람인 남욱 변호사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1호 지분의 목적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 비용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25일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배임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남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측 변호인이 "이재명 (당시) 시장 측 몫 지분이라는 것은 공유나 합유가 아닌 ‘총유’로 보는 것이 정확하지 않나"라고 묻자, 남씨는 "저는 그렇게 이해한다"고 답했다.
총유는 한 물건을 여러 사람이 소유하는 형태 중 하나를 뜻하는 법률 용어로 집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하는 개념이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이 "총유 개념이라면 목적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이재명 시장의 대선까지 염두에 뒀나"라고 묻자, 남씨는 "대선을 염두에 두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도지사 선거와 대선 경선, 대선, 노후 자금 정도를 생각하셨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누구한테 그런 말을 들었는지 묻자, 남씨는 "구체적으로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 말했고, 김만배씨는 돌려서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남씨는 ‘이재명 시장 측 지분’에 유 전 본부장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뿐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것도 포함되는지 묻는 변호인에게 "저는 그렇게 이해했다"고 대답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이날 남씨에게 "2014년 6월 이재명 시장 측에 정치자금을 전달했는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사업에서 빠지라는 말에 반발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남씨는 "제가 수사받는 상황에 직면하자 (이 대표 측에 건넨) 선거비용이 문제가 될 걸 걱정해서 저를 사업에서 배제하려 한다고 이해했다"며 "그래서 반박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아울러 남씨는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당시 현직 기자였던 김씨를 끌어들인 것은 이 대표(당시 성남시장)에게 로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김씨가 이재명 시장과 친분이 있어 민간 개발업자들을 위해 로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라고 물었다.
남씨는 "김씨가 직접 이재명 시장과 친분이 있다고 듣지는 못했고, 이 시장과 친분이 있는 다른 유력 정치인들과 친분이 있어서 그분들을 통해 이 시장을 설득하는 역할을 부탁드리기 위해서 김씨에게 부탁한 것"이라고 답했다.
또 남씨는 "당시 배모 기자(천화동인 7호 소유주)에게서 김씨가 수원 토박이이고 그쪽에 지인이 많고 기자 생활을 오래 해서 관련 정치인들과 친분이 많다고 설명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이 "김씨와 친분이 있고 이재명 시장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인이 누구라고 들었나?"라고 묻자, 남씨는 "이광재 전 의원, 김태년 의원, 이화영 전 의원이라고 들었다"며 "김씨가 2011∼2012년 이 세 분을 통해 이재명 시장을 직접 설득하겠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다만 남씨는 "김씨가 실제 그런 활동을 했는지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이 대표의 측근과 성남시청, 성남 도개공 임직원들을 상대하기 위해 어떻게 역할을 나눴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남씨는 "최윤길 당시 새누리당 성남시의회 의원이 그분들 전부는 아니고 유동규·김용·정진상 정도는 직접 만나서 상의했다고 최 의원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
남씨는 또 김태년 의원 측에 2억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재확인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이 정영학씨의 2013년 녹취록에서 남씨가 ‘1억 6000만원을 준 것을 받아와야 한다’고 말한 대목의 뜻을 묻자 남씨는 "저 금액은 김태년 의원 측에 보좌관을 통해 전달한 2억원을 의미한 것으로 안다"며 "1억6000만 원이라고 말한 이유는 김씨가 4000만원을 따로 썼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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