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필향만리’] 攻其惡 無攻人之惡 修慝(공기악 무공인지악 수특)

2025. 1. 2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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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사특(邪慝)하다’는 말이 있다. 국어사전은 “요사스럽고 간특하다”라고 풀이하고 있지만 풀이가 더 어렵게 들린다. 국어의 70% 정도나 된다는 한자어는 한자를 알면 그 속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한자를 모르니 읽기는 해도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사특’을 “간사하게 굴어 뱀처럼 징글맞은 악함”이라고 풀이해 본다. 제자 번지가 사특함을 닦아 씻어내는 방법을 묻자 공자는 “자신의 악함을 공격하고 남의 악함을 공격하지 않으면 사특함이 닦여나간다”고 답했다.

攻:칠 공, 修:닦을 수, 慝:사특할 특. 자신의 악함을 공격하고 남의 악함을 공격하지 않으면 사특함이 닦여나간다. 27x70㎝.

요즈음 우리 정치판은 마치 사특함 경연대회를 하는 것 같다. 자신의 잘못은 돌아볼 생각을 전혀 안 하고 남의 잘못만 들춰 공격하면서 법마저도 자기편에게 이로울 대로 해석하는 사특한 말들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중구삭금(衆口鑠金)’이란 말이 있다. ‘여러 사람의 입은 무쇠도 녹인다’는 뜻으로서, 거짓말도 여럿이 하다 보면 진실로 둔갑하게 된다는 경계(警戒)의 의미를 담은 말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거짓말 말라’고 외치는 국민들 사이로 ‘중구삭금’의 거짓말들이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이제 웬만한 거짓말과 악은 악으로 여기지도 않는 무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이 사특한 난세가 바로 잡힐까.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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