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음악의 길을 걷고 있던 한 여대생. 무형문화재인 어머니의 뒤를 잇는다는 건 그녀에겐 너무도 자연스러운 미래였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국악기악을 전공하며 전통무용까지 겸했던 그녀는, 한마디로 국악을 업으로 삼을 준비가 모두 되어 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인연은 엉뚱한 곳에서 찾아왔다. 서울대 스키 동아리에서 만난 선배, 김태희와의 친분이 시작이었다.
김태희는 그녀를 지켜보며 단순히 재능 있는 국악인이 아니라, 무대에 설 수 있는 사람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진심을 담아 권유했다. 한 번쯤 연기라는 새로운 길에 도전해 보라고.
그렇게 삶의 방향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망설임 끝에 오디션장을 찾았고, 결과는 놀라웠다.
2006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발탁되며 첫 발을 내딛었다. 미스 유니버스 4위까지 오르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자, 방송계에서도 자연스레 관심이 쏟아졌다.
<한밤의 TV연예> MC로 카메라 앞에 선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드라마 <파트너>, <파스타>에서 배우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외모보다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고백처럼, 그녀는 무대 위에서도, 카메라 앞에서도 스스로를 단단히 세워나갔다.
2019년 영화 <극한직업>으로 천만 관객의 벽을 넘었고, 2021년 드라마 <원 더 우먼>에서는 걸크러쉬라는 표현을 넘어선 생동감 있는 연기로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밤에 피는 꽃>과 <열혈사제2>에 연이어 출연하며 다시 한번 입지를 다졌다. 특히 <밤에 피는 꽃>은 시청률 18%를 넘기며 화제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넷플릭스 드라마 <애마>와 영화 <윗집 사람들> 출연이 예정돼 있다. 데뷔 이후 거의 매해 쉬지 않고 연기를 이어온 셈이다.
비록 국악 무대는 잠시 멈췄지만, 그녀의 국악에 대한 애정은 식지 않았다. 서울대 석사, 이화여대 박사 과정까지 마치며 학문적 깊이도 더했다.
단순히 전공자라는 차원을 넘어, 국악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계속 고민해온 흔적이 뚜렷하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우연이라면, 그 이후의 시간들은 철저히 선택과 노력의 결과였다.
주변의 권유가 인생을 바꿨지만, 끝까지 그 길을 밀고 나간 건 스스로였다.
지금도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이하늬. 전통과 현대, 무대와 카메라 사이에서 흔들림 없이 걸어온 그 시간이, 누군가에겐 또 다른 시작의 용기가 되어줄지 모른다.
사진출처: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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