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올여름 최고의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방송가에서는 이 작품을 놓친 MBC를 향한 아쉬운 시선도 함께 쏟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부장'은 당초 MBC와 TVING이 먼저 편성을 논의했던 작품이었지만 제작비와 편성 조건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됐고, 이후 SBS가 편성을 확정하며 지금의 흥행 신화를 쓰게 됐다.
사실 MBC가 이런 아쉬움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기획 단계에서 검토했거나 편성 논의를 진행하다 경쟁사로 넘어간 뒤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오른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태양의 후예>다. 송중기와 송혜교를 앞세운 이 작품은 최고 시청률 38%를 기록하며 한류 열풍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초기 기획 당시에는 MBC 편성이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대를 배경으로 한 소재와 사전제작 방식, 막대한 제작비 등에 대한 부담이 겹치면서 결국 편성이 무산됐고, 작품은 KBS에서 제작돼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시그널> 역시 MBC가 놓친 대표작으로 꼽힌다. 김은희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독창적인 설정을 앞세운 이 작품은 tvN 개국 이후 최고의 웰메이드 드라마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으며 장르물의 새 기준을 세웠다. 초기 단계에서 MBC와 인연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tvN에서 제작되며 큰 성공을 거뒀다.

판타지 로맨스의 새 역사를 쓴 <도깨비>도 비슷한 사례다.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감독이 의기투합한 이 작품은 최고 시청률 20%를 넘기며 케이블 드라마의 새 역사를 썼다. MBC에서도 한때 검토했던 작품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tvN 품에 안기며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SBS <스토브리그>는 더욱 뼈아픈 사례다. 이 작품은 원래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이었다. 그러나 MBC는 스포츠 드라마의 흥행 가능성과 제작비 부담 등을 이유로 제작을 결정하지 않았고, 이후 SBS가 작품을 다듬어 편성했다. 결과는 최고 시청률 20%를 돌파한 것은 물론,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백상예술대상 작품상까지 품에 안았다.

최근에는 <정년이>까지 MBC를 스쳐 지나갔다. 여성 국극을 소재로 한 웹툰 원작 드라마는 편성 과정에서 MBC와 논의됐지만 최종적으로 tvN이 제작을 확정했다. 방송 이후 높은 화제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으며 2024년 대표 드라마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올해는 <김부장>이 같은 길을 걸었다. 소지섭까지 캐스팅된 상태에서 MBC와 협상이 진행됐지만 제작비와 편성 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끝내 좁혀지지 않았고, SBS가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하면서 결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특히 SBS가 넷플릭스와의 콘텐츠 공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 역시 제작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송 환경이 OTT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제작비와 글로벌 유통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처럼 지상파라는 이름만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확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태양의 후예>부터 <시그널>, <도깨비>, <스토브리그>, <정년이>, 그리고 <김부장>까지. MBC가 번번이 눈앞에서 놓친 흥행작들의 공통점은 결국 과감한 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로 남고 있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제보 및 보도자료:
nowmovie0509@gmail.com
Copyright ⓒ 나우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