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급등’은 ‘가격’과, ‘급증’은 ‘양’과 어울려야
미국으로 간 손흥민이 펄펄 난다. 지난 7일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과의 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더니 10일 열린 멕시코전에서도 골을 이어 갔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복귀한 14일에는 경기 시작 1분도 안 돼 골을 넣었다. 18일 경기에선 3골,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불꽃같은 기세를 올리고 있다. 유니폼 판매량은 상상을 넘어섰고, 경기의 티켓 가격은 크게 치솟았다. 언론 매체들은 ‘손흥민 열풍’을 ‘급등, 급증, 폭등, 폭증’ 같은 말들로 뜨겁게 전한다.
뜨겁게 전해지는 말들이 오락가락이다. ‘등’이어야 하는데 ‘증’이 되고, ‘증’이어야 하는데 ‘등’이 된다. ‘급등’은 ‘오르다’는 뜻이다. 갑자기 물가나 시세가 오른다는 말이다. “주가 급등” “아파트값 급등”처럼 ‘가격’ ‘값’ 같은 말과 이어져야 어색하지 않고 뜻이 잘 통한다. “유니폼 판매량이 급등했다” “티켓 수요가 급등했다”에서 ‘급등’은 ‘급증’이어야 했다. ‘판매량’도, ‘수요’도 많아지는 것이지 오르는 게 아니니까.
‘급증’은 ‘늘어나다’는 뜻이다. 갑작스럽게 수량이 늘어나는 걸 말한다. “수출 급증” “재산 급증”과 같이 ‘양’을 뜻하는 말과 어울린다. 시청률은 오르는 것이니 “시청률이 손흥민 효과로 급증하고 있다”에서 ‘급증’은 ‘급등’이어야 했다. “티켓 가격 급증”도 ‘급등’이라야 한다.
‘폭등’은 갑자기 크게 물건 값이 오르는 것을, ‘폭증’은 갑자기 큰 폭으로 양이나 수치가 늘어나는 것을 뜻한다. “수요 폭등”은 “수요 폭증”이어야 한다. 왜 그런지 ‘폭등’과 ‘폭증’은 혼동을 덜 겪는다.
이경우 기자 islbap@hanmail.net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4세 이혼남 사랑한 21세 여배우…문숙을 살린 자연 치유법 | 중앙일보
- 32평과 고작 1억 차이 난다…'40평대' 가성비 아파트 20곳 | 중앙일보
- 딸 유학비 위해 한국서 성매매…"짱XX" 그 엄마 살해당했다 | 중앙일보
- 드라마 대사 뭐길래…전지현 광고 제품 불매 운동 나선 중국 | 중앙일보
- '5000원 청소기' 사러 7만5000명 클릭…다이소 미친 가격의 이면 | 중앙일보
- "갓만든 게 최고" 한국인 생각 뒤집었다, 美서 3000만줄 팔린 그 김밥 [창간 60년-한국 경제 넥스트
- "이러려고 공무원 됐나"…폐전지 훔치는 동사무소 직원들 왜 | 중앙일보
- 박재범 키운 아이돌 '롱샷'…"자질없다" "불쾌" 난리 난 포즈 | 중앙일보
- "한국 브라보"…'수업 중 폰 금지'에 스탠퍼드 의대교수 반응 | 중앙일보
- 미국 유명 가수 차에서 "악취 난다"…트렁크 열자 '부패한 시신' 충격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