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상충' 논란에도…"親코인" 트럼프 두 아들, 채굴업체 출범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친(親) 가상화폐 행보를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두 아들이 비트코인 채굴업체를 만든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해 상충'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세운 인공지능(AI) 인프라 업체 '아메리칸데이터센터'(ADC)는 비트코인 채굴을 목적으로 한 자회사 '아메리칸 비트코인'을 출범시켰다.
ADC가 가상화폐 인프라기업인 'HUT8'의 비트코인 채굴 분야와 합병한 뒤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지분 20%를 소유하는 방식이다. WSJ는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6만1000대의 채굴기를 가동할 예정"이라며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를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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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가장 노골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시기부터 꾸준히 친 가상화폐 기조를 드러냈다. 지난해 8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선 "비트코인을 전략적인 국가 자산으로 보유하겠다"며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 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었다. 트럼프는 과거 "암호화폐는 돈이 아니고 공중에 떠도는 것"이라고 조롱했었지만, 입장을 바꾼 것이었다. 취임 직후엔 행정명령을 통해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했다. 이는 마치 석유를 전략적으로 비축하듯이 정부나 기업이 비트코인을 재무·재정 전략 차원에서 일정 물량 확보하는 것을 뜻한다.
트럼프의 두 아들도 대선 시기 즈음 가상화폐 투자를 본격화했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은 지난해 9월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을 출범시키고 트럼프 부부의 '밈 코인' 등을 판매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선 승리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약 1억 4000만원)를 돌파했다. 두 형제는 바로 지난주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판매 계획을 세웠다.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 화폐와 1 대 1의 비율로 가치를 고정시켜 변동성을 최소화한 가상화폐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를 인용해 "미 대통령 역사상 가장 노골적인 이해 상충"이라고 짚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법률 고문실에서 수석 윤리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는 WSJ에 "적어도 1기 행정부 때는 트럼프 일가에 골프장과 호텔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가상화폐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해 상충은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일가는 공화당 주도의 법안을 이용해 규제기관이 가상자산 업계에 친화적이도록 만들어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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