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한강 집안…아버지도, 오빠도 글 쓰는 '문학 가족' [한강 노벨문학상]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은 ‘문인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추사』등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 문단의 거장 소설가 한승원(85)이다. 한승원 작가와 한강은 국내 최고 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부녀 2대가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아버지 한승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 한강은 전통사상에 바탕을 깔고 요즘 감각을 발산해 나가는 작가”라며 “어떤 때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서 질투심이 동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오빠 한동림은 소설집 『유령』등을 펴낸 소설가이고 남동생(한강인)도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해 소설을 쓰고 만화를 그리는 작가다.
1970년 11월 광주에 있는 기찻길 옆 셋집에서 태어났다. 2005년 이상문학상을 받은 후 쓴 ‘문학적 자서전’에서 그는 당시 자신을 임신 중이던 어머니가 장티푸스에 걸려 약을 한 움큼씩 먹으며 어렵게 출산했다면서 “나에게 삶이란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고 적기도 했다.
일찌감치 문학에 뜻을 둔 그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이 광주민주화운동이었다. 그는 열 세 살 때 광주민주화운동에서 학살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을 본 후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된 비밀스런 계기가 됐다”며 "이때부터 간직해온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세 번째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부터 탐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울로 올라와 1993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출판사 '샘터'사에서 근무했다. 직장 생활을 하며 시인으로 등단했고 이어 소설로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이 출간된 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작품 활동에만 매진했다. 2007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한강은 2016년 열린 한 문학회에서 자신의 소설 쓰기에 대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했다. 오랜 기간 이 문제를 고민했지만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며 그래서 "그냥 조용히, 진지하게, 앞으로도 지금처럼, 천천히 계속 글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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