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으로 두 번의 전성기 맞은 배우, '그녀의 모든 것'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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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브의 모든 것>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에도 수출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
| ⓒ <이브의 모든 것> 홈페이지 |
중학생 시절이던 1994년 이정재, 김희선 주연의 SBS 드라마 <공룡선생>을 통해 데뷔한 김소연은 1995년 중학교 3학년 때 KBS 주말드라마 <딸부잣집>에서 20대 성인 역할을 맡았다. 이 때문에 1995년 KBS 연기대상에서 김소연이 '아역상'을 수상했을 때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김소연은 1997년 영화 <체인지>에서 남자 고등학생의 영혼이 들어간 여고생 역을 맡아 하이틴 스타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1998년 고3때 출연한 <순풍산부인과>에서 오지명 원장의 셋째딸이자 20대 중·후반의 의사 오소연 역을 맡았던 김소연은 1999년 대학 입학 후 KBS의 청춘 드라마 <광끼>에 출연했다. 그리고 여전히 만으로 10대에 불과했던 2000년 <이브의 모든 것>에서 허영미를 연기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다. 김소연은 <이브의 모든 것>으로 연기력을 인정 받았지만 그만큼 많은 안티가 생기기도 했다.
김소연은 2004년에 출연한 <2004 인간시장>이 <대장금>과 동시간대에 방송되며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했고 견자단, 여명 등 중화권 스타들과 찍은 홍콩영화 <칠검>도 전국 32만 관객에 그쳤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여기에 2005년 오지호, 정려원과 함께 출연한 드라마 <가을소나기>가 MBC 드라마 역대 최저 시청률(2.9%) 불명예 기록을 세우면서 슬럼프에 빠졌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하지만 김소연은 2009년 대작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많은 액션 연기를 직접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하며 재기에 성공했고 2009년 KBS 연기대상에서 인기상을 수상한 후 '속사포 수상 소감'으로 화제가 됐다. 2010년대에는 드라마는 물론 <개그콘서트>와 <우리 결혼했어요>,<비정상회담> 같은 예능프로그램에도 게스트로 출연했고 2014년에는 <진짜 사나이-여군특집>편에서 '예의 바른 언니'로 호평을 받았다.
그렇게 꾸준히 좋은 연기를 보여주던 김소연은 2020년부터 세 시즌에 걸쳐 방송된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 천서진 역을 맡아 20년 만에 악역에 도전했다. 김소연은 <펜트하우스>에서 엄청난 열연으로 2021년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연말에는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까지 휩쓸었다. 2023년 < 구미호뎐1938 >에서 오랜만에 액션 연기를 선보인 김소연은 작년 jtbc의 <정숙한 세일즈>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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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소연은 만20살도 채 되지 않았던 어린 나이에 악녀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았다. |
| ⓒ MBC 화면 캡처 |
사실 <이브의 모든 것>은 김소연이 연기한 서브 주인공 허영미 캐릭터가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로 여주인공 진선미(채림 분)에 대한 '주인공 보정'이 심하게 들어간 드라마다. 가난한 집에서 자란 허영미는 악착 같이 자신의 힘으로 방송국 아나운서가 됐지만 진선미는 유복한 가정의 외동딸로 자라 온갖 행운을 누린 데다가 방송국 본부장 윤형철(장동건 분) 덕분에 아나운서로서도 탄탄대로를 걸었다.
<이브의 모든 것>은 한류 열풍과 함께 일본과 필리핀, 중국, 대만 등 아시아는 물론이고 멕시코와 페루, 베네수엘라, 파나마, 에콰도르 등 중남미에서도 방송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중국에서는 <애상여주파(여 아나운서에게 반하다)>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됐는데 한국배우 장혁이 장동건 캐릭터를 연기했고 채림도 특별 출연했다. <이브의 모든 것>은 2014년 중국에서 영화로 또 한 번 리메이크됐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는 박신양이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를 불러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이브의 모든 것>에서도 장동건이 극 중에서 조규만의 <다 줄거야>를 부르며 장동건의 노래 실력과 함께 원곡이 재조명됐다. 실제로 김현성의 <소원>, 박기영의 <마지막 사랑> 등을 만든 작곡가로 더 유명했던 조규만은 장동건 덕분에 2000년 1월에 발표했던 솔로 3집 앨범이 뒤늦게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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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0년대 후반 짧은 슬럼프에 빠졌던 장동건은 <이브의 모든 것>을 통해 건재를 과시했다. |
| ⓒ MBC 화면 캡처 |
아역배우 출신으로 <카이스트>,<여자만세>,<사랑해 당신을>을 통해 꾸준히 주목을 받았던 채림은 2000년 <이브의 모든 것>을 통해 송혜교, 전지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신예스타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채림이 연기한 진선미는 능력에 비해 많은 운이 따랐고 아나운서국 선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본부장의 이야기에 사적인 불만을 투덜거리는 등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민폐 캐릭터'이기도 했다.
1990년대까지 장동건 못지 않은 청춘 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한재석은 <이브의 모든 것>에서 진선미의 짝사랑을 받던 허영미의 연인 김우진 역을 맡았다. 김우진은 허명미의 말을 무조건 믿는 <이브의 모든 것>을 대표하는 호구 캐릭터지만 영미를 향한 순애보로 시청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결국 우진은 영미를 구하다가 세상을 떠났고 영미는 뒤늦게 우진의 영상 편지를 확인한 후 진심으로 참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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